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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세포 치료제에 진심…계열사 합병 시너지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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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랩셀-녹십자셀 합병 추진…NK세포와 T세포 치료제의 만남
글로벌 세포치료제 업체 수준의 연구인력 규모 확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규모가 관건…1500억 초과시 무산 우려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GC녹십자가 빠르게 성장하는 세포치료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계열사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세포치료제 연구개발(R&D) 능력과 공정기술을 보유한 녹십자랩셀, 제조역량을 갖춘 녹십자셀이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녹집자랩셀과 녹십자셀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가격을 밑돌고 있어서 적지 않은 현금이 유출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녹집자랩셀과 녹십자셀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면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3일 사이에 합병반대의사를 접수해야 한다. 합병안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예정일이 다음달 13일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은 다음달 13일부터 10월 5일 사이에 행사하면 된다. 녹십자측은 녹십자랩셀 또는 녹십자셀 주주가 행사한 주식매수청구권 주식의 합계액이 1500억원을 초과하면 합병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 매수가는 각각 10만3244원, 4만1163원이다. 녹십자랩셀과 녹십자셀의 2일 종가는 각각 9만8500원, 3만9700원이다.



녹십자랩셀은 2011년 녹십자로부터 세포치료제 사업을 양수받아 스핀오프 방식으로 설립했다. 녹십자와 녹십자홀딩스가 각각 지분 38.7%, 9.3%를 보유하고 있다. GC녹십자랩셀의 핵심 연구 대상은 자연살해(NK)세포를 활용한 면역세포치료제다.


NK세포 치료제는 자가 세포를 사용하는 키메라항원수용체를 보유한 T세포(CAR-T) 치료제의 적용 범위의 한계, 높은 치료 비용과 심각한 부작용 등의 문제를 해결할 대안책으로 떠오르는 면역세포 치료제다. 다국적 제약사 사이에서 NK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NK세포치료제와 관련한 라이선스 계약 및 인수합병(M&A) 등이 이어지고 있다.


녹십자랩셀은 NK세포치료제 상용화를 위한 대량 배양 및 동결보존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의 제대혈 은행으로부터 제대혈을 확보한 뒤 마스터 NK세포주를 분리해 배양한다. NK세포의 활성화와 성장에 필요한 물질을 분비하는 자체 개발 지지세포(feeder cell)와 혈액을 통해 특정 시점에 NK세포를 자극하면 단기간에 대량의 고순도 NK세포를 배양할 수 있다.


녹십자셀은 200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간암에 대한 항암제로 이뮨셀-LC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았다. 간세포암 제거술 후 종양이 제거된 것을 확인한 환자에서 보조요법으로 이뮨셀-LC의 수요가 늘고 있다. 세포 치료제 이뮨셀-LC는 대규모 임상3상을 통해 간암의 재발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는 효과를 입증했다.


이뮨셀-LC는 국내에서 허가받은 이후로 누적 약 4만9200팩을 판매했다. 녹십자셀은 이뮨셀-LC 기준으로 연 1만8000팩을 생산할 수 있는 셀 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세포 치료제의 오래된 생산 업력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합병을 통해 초기 방어하는 선천면역 NK세포와 항원 특이적으로 기억하고 강력하게 제거하는 획득면역 T세포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각도에서 암을 제거하고 재발과 전이를 억제하는 등 세포 치료제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 인력은 세계적인 세포 치료제 개발 업체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늘어난다"며 "세계적인 업체들의 연구인력이 평균 114명 수준인데 합병 법인의 연구 인력은 120명 규모"라고 덧붙였다.

합병법인이 보유할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랩셀은 계열사 아티바를 통해 미국 임상 진행 및 머크로 기술이전을 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녹십자셀은 해외에서 개발, 제조, 유통이 가능한 자회사 노바셀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사업 역량을 통해 앞으로 개발하는 파이프라인의 미국 진출 및 기술이전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합병에 앞서 GC녹십자홀딩스는 2019년 콜옵션 행사로 사들인 140억원 규모의 녹십자셀 전환사채(CB)를 보통주로 전환하기로 했다. 전환가는 3만9550원으로 35만4000주 가량을 추가로 확보한다. 기존 녹십자셀 주식 58만8882주까지 더하면 주식 보유 비율은 7.23%로 높아진다. 녹십자셀 주식 1주당 합병신주는 0.4주를 교부 받는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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