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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에어, 증권사가 떠안은 영구채…불안한 유상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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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진에어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이 투자자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증권사들의 인수 부담을 키웠다. 투자자들의 냉랭한 반응은 현재 추진 중인 1000억원 내외의 유상증자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진에어가 이날 발행하는 영구채 750억원 중 상당액을 증권사들이 떠안아 유동화했다.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투자자를 찾지 못한 약 2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겼다. SPC는 이를 기초자산으로 만기가 짧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과 단기사채(ABSTB)를 발행했다.


키움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도 진에어 영구채를 떠안아 같은 방식으로 유동화할 계획이다. 이들 증권사는 SPC에 자금보충약정 등의 신용공여를 제공해 영구채 이자 및 조기 상환 불발 등에 따른 리스크를 짊어지게 된다.


진에어가 발행하는 영구채는 만기가 30년이지만, 만기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발행 후 1년 후부터 진에어가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해 원금을 조기 상환할 수 있다. 진에어가 1년 후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초기 금리 6%에 이자를 얹어서 투자자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일종의 조기 상환 강제 조항이다.


투자기관 관계자는 "진에어가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있는 데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여행 수요가 단기에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을 기대하기는 아직 어렵다"면서 "현재로서는 영구채 조기 상환이 불발될 가능성이 큰 데다 시중 금리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어, 항공사가 발행하는 영구채 투자 수요가 많지 않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의 냉랭한 반응이 유상증자에도 악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진에어는 오는 11월 1000억원 내외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영구채를 인수한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공동으로 대표주관을 맡았다. 주관사를 포함한 유진증권, DB금융투자, 교보증권 등의 인수단 참여 증권사들은 증자 신주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주인 없는 주식(잔액)을 나눠 인수하기로 했다.


투자자를 모으지 못하면 증권사들의 인수 부담이 그만큼 늘어난다. 5.7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들의 증자 참여 여부도 증자 성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저가항공사(LCC)의 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단하기 어렵고, 자본잠식 우려가 지속되면서 유상증자가 반복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현재 시장 분위기에서는 투자자 확보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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