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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탐방] 제주맥주 양조장, 첫 맥주 한모금‥상쾌함을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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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제주맥주 양조장. 하루에 6만 6000리터, 연간 2000만 리터의 맥주가 생산되는 곳이다. 국내 4위 규모 맥주 양조장이다.


술지게미가 가득한 양조장을 생각하면서 제주맥주 양조장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브루하우스라 불리는 맥주 레시피 실험 시설이다. 스테인리스로 만든 커다란 원통형 시설에 각종 파이프라인이 연결돼 있다. 여러가지 맥주 레시피를 시도해 볼 수 있는 파일럿 생산공간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지난 4월 이 브루하우스가 새롭게 설치되면서 다양한 실험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제주맥주 라인업이 여기서 만들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주는 분쇄, 당화, 여과, 가열, 침전, 냉각, 발효, 숙성 등 총 8단계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우선 맥아(싹튼 보리)를 분쇄하고 이것을 끓여 맥즙을 만들어야 한다. 맥아에 있는 당분을 추출하는 과정으로 식혜를 만들 때의 엿기름과 같은 달큰한 향이 난다. 맥즙에서 맥아의 껍질 등을 걸러내고 완전한 액체로 만드는 여과 과정을 거치고 나면 약 100℃의 온도로 약 한 시간 정도 끓인다. 이 가열단계에서 홉, 귤껍질과 같은 다양한 원료를 추가할 수 있다. 가열 후엔 맥즙에 남아있는 원료들의 불순물을 모으고 걸러낸다. 이 맥즙에 효모를 넣기 전 냉각 과정을 거친다. 효모가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온도로 맥즙을 냉각시키는 것이다.



그 다음은 발효 공정이다. 맥즙에서 생성된 당을 효모가 먹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과정이다. 라거 효모는 8~9℃ 사이, 에일 효모는 18~22℃ 사이에서 활발하게 운동한다. 발효 단계를 거치면 완성된 형태의 맥주를 마실 수 있다. 최종적으로 숙성의 단계까지 거치면 맥주의 당분, 이산화탄소 등을 체크하고 안정적인 맥주가 만들어졌는지 확인한다. 이런 전 과정을 거쳐 제품 포장까지 이뤄지는 곳이 바로 이 곳 제주맥주 양조장이다.


제주맥주 양조장에는 총 46개의 초대형 맥주 저장 및 발효, 숙성 탱크가 있다. 이 탱크 하나당 500㎖ 캔맥주 5만캔 분량의 맥주가 들어있다. 이는 평균 한 사람이 139년을 마셔야 다 마실 수 있는 맥주량이라고 한다. 이 탱크에서 한잔의 시원한 맥주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약 2주가 걸린다.


맥주는 발효 방식에 따라 크게 라거와 에일로 나뉜다. 라거 맥주는 저온하면 발효방식 맥주로 톡 쏘는 시원함과 가벼운 풍미가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일본 맥주인 삿포로, 아사히, 에비스와 산미구엘, 크롬바커 등이 있고 한국 맥주 브랜드로는 카스와 하이트가 라거 맥주에 속한다.


반면 에일 맥주는 고온 상면 발효 맥주로 과일향이나 꽃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1664블랑과 호가든 등이 대표적인 에일맥주라고 할 수 있다. 에일맥주는 발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거품과 효모가 발효콩의 위쪽으로 뜨기 때문에 색깔이 짙고, 맛이 강하고 씁쓸하며 진한 맛이 특징이다. 제주맥주는 현재까지는 에일 맥주만 생산하고 있다. 제주 감귤 껍질의 상큼함을 담은 밀맥주 제주 위트 에일, 다양한 홉을 블렌딩한 제주 펠롱 에일, 제주 흑보리와 초콜릿 밀맥아로 만들어진 흑맥주 제주 거멍 에일 등이다.


제주맥주 양조장의 초기 라인 설계는 유럽 1위 맥주 설비 컨설팅 회사인 비어베브(beerBev)가 맡아 진행했다. 설비는 글로벌 톱 3 맥주 설비 전문 기업인 독일 크로네스에서 들여왔다. 현재까지 국내 크래프트 맥주사 중 해당 설비를 갖춘 기업은 제주맥주가 유일하다.


양조장은 1층 생산시설 외에 2층 체험공간, 3층 시음공간 등이 함께 자리잡고 있어 맥주를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다. 현재까지 약 15만명의 누적 방문객수를 기록했다. 특히 3층 테이스팅 랩은 삼면을 통유리로 설치해 실제 맥주가 생산되고 있는 양조 시설을 고객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고객들은 완성된 맥주가 캔으로 포장돼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갓 생산된 맥주를 시음해 볼 수 있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새로운 맛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개발하고 있다"며 "국내 브랜드에선 그간 선보이지 않았던 흑맥주 제품인 '거멍에일'도 출시했고, 지속적인 실험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신선한 맥주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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