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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수요예측 참패...금감원의 무리한 증권신고서 수리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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썝蹂몃낫湲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최근 여수국가산업단지 공장 폭발사고로 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여천NCC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전액 미매각이라는 흥행 참패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여천NCC 측의 투자자 시장 참여 부진 우려를 배제한 수요예측 강행과 금융당국의 무리한 채무증권 신고서 수리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회사채 모집에서 총액인수 계약에 나섰던 대표주관사와 인수단 등 7개 증권사들의 부담만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전날 3년물 1200억원과 5년물 800억원 등 총 2000억원 모집에 나섰지만 단 한건의 청약도 받지 못하며 전량 미매각됐다. 여천NCC는 3년물에 '-30~+30bp'를, 5년물에 '-30~+50bp'의 금리밴드를 제시했지만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당초 여천NCC는 올해 8월 만기가 돌아오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차환과 KDB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400억원 시설자금 상환 등에 회사채 발행자금을 활용할 계획이었다.


수요예측 흥행 실패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여천NCC에서는 지난 11일 여수공장 3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채 1주일이 지나지 않아 관련 조사가 한창인 상황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시하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 위축이 우려됐다. 산업안전은 ESG 평가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인명 사고를 낸 기업의 경우 영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노동부와 경찰은 여천NCC 현장 사무실 압수수색을 진행했으며, 사고가 발생한 3공장은 영업정지가 내려진 상태다. 여천NCC는 이미 사업 계획에 이번 자금 조달이 계획돼 있어 회사채 발행을 그대로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의 무리한 채무증권 신고서 수리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여천NCC의 채무증권 신고서가 지난 11일 사고 당일 오후에 공시되면서 이번 사고로 인한 사업 위험 여부가 제대로 담기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금융감독원이 최소한 1~2주 사고 추이를 보지 않고 증권신고서 효력을 무리하게 발생시켰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충당부채 등의 사고로 인한 손실 부분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시점에 신고서 수리가 이뤄져야 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측은 신고서에 여수 공장 사고 발생 사실이 들어갔기 때문에 신고서 수리에는 무리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 위험이 없다고 볼 수 없지만 뉴스에도 기사화가 됐으며, 폭발 사고 사실이 채무증권서에도 기재된 만큼 기업 측의 자금 조달 의지를 막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채무증권 신고서를 수리했다"고 말했다.


이번 흥행 실패로 회사채 총액 인수계약을 진행한 증권사들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여천NCC는 수요예측서 전액 미매각이 됐지만 대표주관사 등 증권사는 총액인수제 탓에 미매각된 회사채를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여천NCC가 폭발사고 이후 시장과 소통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이 이번 수요예측 실패 원인으로 보인다"며 "총액 인수 계약 때문에 증권사들이 모두 인수 부담을 떠안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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