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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兆 가치 더블유씨피, 상장 변수는 'CB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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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2위 전기차 배터리소재社
재무적 안정성·성장성 갖춰
'산은-이베스트' 법적분쟁 촉각



[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제조업체 더블유씨피(WCP)가 본격적인 증시 입성 절차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 이은 시장 점유율 2위 전기차 배터리 소재 업체로 재무적 안정성은 물론 향후 사업 성장성까지 갖춘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부터 KDB산업은행과 이베스트-BEV신기술조합(이베스트조합)의 WCP 전환사채(CB) 계약 관련 소송 이슈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면 거래소 상장 심사 결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WCP는 전날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 예정 주식 수는 3400만9698주다. 이 가운데 26.4%인 900만주를 공모한다. 통상 상장 심사가 2~3개월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이르면 4월 예비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공동 주관을 맡았다.


WCP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최소 4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WCP가 고분자 필름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시장 점유율과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보여서다. 지난 2020년 매출액 1119억원, 영업이익 98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348억원 대비 221.6% 올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5월 7조5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으며 증시에 입성한 배터리 분리막 업계 1위인 SKIET가 상장 이후에도 8조원대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주가 상승세를 보이는 점도 한몫한다.


업계에서는 WCP의 CB 매각을 놓고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산업은행과 이베스트조합 소송 관련 이슈가 상장 심사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이베스트조합은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와 계약을 체결하고 산은과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WCP 지분 매도 계약을 체결했지만, 산은이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조합 측의 주장이다.


이베스트조합은 지난해 7월 산은과 800억원 규모의 WCP CB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60억원을 입금했다. 하지만 산은은 WCP의 우선매수권 행사를 이유로 거래 종결일 이틀을 앞두고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조합 측은 산은을 대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CB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하지만 가처분 인용 전에 산은이 보유 CB를 WCP가 지정한 키움캐피탈에 매각하면서 조합 측은 CB를 다시 돌려받기는 어렵게 됐다. 이 때문에 조합은 산은을 상대로 본안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CB는 이미 3자한테 팔린 상태라 조합이 CB를 보유했을 경우 얻게 되는 이익 기회를 박탈당한 데 대한 손해배상 소송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결과에 따라 지분 소유주가 바뀌지는 않더라도 주요 지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소송이라 상장심사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상장심사는 기본적으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수적인 입장에서 판단한다"며 "소송으로 경영 안정성에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면 심사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고, 소송 이슈가 해소되고 난 후 상장 작업을 진행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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