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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돋보기]현대오일, 예비심사 장기화‥주주간계약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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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세 번째 기업공개(IPO)에 도전하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예비심사가 장기화하는 분위기다. 예심 신청 후 통과까지 통상 2개월 걸리지만, 2대 주주와 맺은 주주 간 계약이 발목을 잡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NH투자증권 주관으로 지난해 말 예심 청구를 했지만, 아직 결과를 받아보지 못하고 있다.


통상 예심 기간은 영업일 기준 45일이다. 하지만 거래소에서 아람코와의 주주 간 계약 사항 중 '재무제표 열람 가능', '일정 금액 이상 투자 시 서면 동의' 등의 조항을 문제 삼으면서 심사 결과가 다소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아람코와의 주주 간 계약이 주주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지분율에 비해 일상적인 경영 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지나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지 이런 것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주주 평등의 원칙은 주주라는 자격에서 가지는 법률관계(권리와 의무)에 관해 원칙적으로 그가 보유한 주식의 수에 따라서 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상장을 추진하다가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의 예비심사 과정에서 이 주주 평등 원칙이 크게 대두가 되면서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꼼꼼하게 살펴보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IPO 도전이 세 번째다. 2011년 처음 IPO를 시도했지만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업황이 악화해 상장 계획을 접었다. 2017년에 다시 상장을 시도했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사건 여파로 금융당국의 회계 감리가 강화되면서 발목이 잡혔다.


이번 세 번째 도전에서 심사에 통과하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등을 거쳐 상반기 중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의 예상 시가총액은 10조원대다. 2019년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8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현대오일뱅크는 국제 유가, 석유화학, 수소 사업 등 크게 세 가지 면에서 IPO 성공을 조심스레 점치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2011년 5월 이후 최고점을 찍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 유가 급등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공모 전에 유가가 곤두박질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유사의 실적은 국제 유가에 연동되고, 재고평가이익도 유가가 오를수록 늘어난다.


현대오일뱅크는 석유화학 시설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통해 올해 석화 부문에서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하고 있다. 2030년을 목표로 매출에서 정유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45%로 낮추고 석유화학, 수소에너지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수소 사업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t 생산 계획을 밝히고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도 가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원유를 개질(고급 가솔린을 제조하는 조작)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수소를 포집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칼슘과 반응 시켜 탄산칼슘을 만들어 골재로 활용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탄산칼슘으로 골재를 만드는 기술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수소 생산부터 주유소를 이용한 보급 네트워크까지 보유한 수소경제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독보적인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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