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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인플레 살피면서 투자 결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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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금리 상승 리스크 확대
금융·자본시장 반영 고려를



6월 미국 소비자물가(CPI)가 전년동월 대비 9.1% 상승했다. 1981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 상승률로 40년 이래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이다. 두 가지 측면에서 놀라운 수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갈수록 가속화(대체로 전월대비 1%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 두 자릿수 물가 상승률이 코 앞에 다가왔다는 점이다. 추세가 지속되면 곧이어 반세기 이래 가장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확인하게 된다.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특징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헤드라인CPI의 상승률이 매우 높다. 헤드라인CPI는 경제 전반의 재화와 서비스, 특히 가격 변동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이 포함된 물가 지표다. 미국은 휘발유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소비 수요가 높고 대외 의존도가 큰 경제 구조를 갖고 있어 헤드라인 CPI의 상승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둘째, 헤드라인CPI 대비 근원PCE(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개인소비지출)의 상승률은 높긴 하지만 최근 안정되고 있다. 미국의 근원PCE는 가격 지표가 아니라 가격 변동을 감안해 소비자들이 실제 지출한 총량의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이 지표를 보다 근본적인 인플레 압력 지표로 주목한다. 근원PCE 상승률은 최근 안정(대체로 전월대비 0.3%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실제 소비 지출을 줄이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두 지표를 고려하면 미국의 가격 인플레이션은 매우 높고, 소비 지출이 줄면서 경기둔화가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은 개인소비, 기업투자, 정부지출 등 경제 활동과 소득의 창출 및 부의 재분배 등 경제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현재 금융 및 자본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당장은 금리 변동에 관심이 클 수 밖에 없다. 금리는 자본, 부채 및 자산의 기대 수익과 리스크를 조정해 채권과 주식 가격의 변동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다른 경제 환경에 변화가 없다면 금리 상승은 부채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높이고 자본에 대한 요구수익률을 높여 자산 가치를 낮추는 요인이 된다.


현재 미국 연방기금 목표금리는 1.75%이고, 국채금리는 3%대에 형성돼 있다. 문제는 미국 연방기금 목표금리가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에 비해 너무 낮다는 점이다. 올해 3월 25bp(1bp=0.01%포인트), 5월 50bp, 6월 75bp로 금리 인상 보폭을 키우고 있는데,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를 넘어 100bp 인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100bp 인상해도 연방기금 목표금리는 2.75%에 불과하다. 단기적으로 계속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기대 인플레이션을 잡기에는 불충분해 금리인상 상한을 높여야 한다는 인식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현재 실물경제와 금융 및 자본시장, 특히 미국보다 경제 및 금융 취약성이 큰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 정도의 높은 금리 인상 충격을 견뎌낼 수 있을지 여부다. 다만 투자자들은 현재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대한 리스크가 금융 및 자본시장에 상당히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리스크가 현재보다 높아진다면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 리스크가 현재보다 완화된다면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금융과 자본시장에서 이미 발생한 가격 조정 국면에서 우량자산 투자를 준비해야 한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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