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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노터스 신드롬' 노린 무상증자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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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내용 변화 없는데 주가만 급등
무증 이슈 노린 대주주·슈퍼개미는 차익실현
금투협 등 투자자 교육 필요

국내 주식시장에서 무상증자와 관련해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이어지고 있다. 무상증자를 검토한다는 소식만으로 주가가 급등하거나 무상증자를 요구하고 주가가 오르자 주식을 팔아버리는 슈퍼개미도 등장했다.


비임상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노터스는 지난 5월9일 이사회를 열고 소유주식 1주당 신주 8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의했다. 이전까지 무상증자 비율이 100~200%였던 점을 고려했을 때 파격적인 수준의 무상증자였다. 무상증자에 따라 발행 주식 수가 781만주에서 7026만주로 늘었다.


무상증자 소식이 전해지고 난 뒤 노터스 주가는 8거래일 만에 133% 급등했다. 무상증자 권리락 이후로 주가는 6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지속했다. 무상증자를 결의한 이사회 전날과 비교하면 주가는 7.5배가량 오른 셈이다. 신주 상장과 함께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급등했던 주가는 급락했고 기준가보다 낮아졌다.


무상증자가 주가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학습효과가 남았고 이후로 무상증자를 결의한 상장사 주가도 뛰기 시작했다. 500% 무상증자를 결의한 공구우먼도 비슷한 수준으로 주가가 치솟았다. 무상증자를 검토한다는 소식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비투엔은 대표가 거래 활성화를 위해 무상증자를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힌 것을 계기로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조선선재는 자본금이 6억3000만원에 불과한 데 이익잉여금이 1343억원이라는 점에서 무상증자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꼽혔다. 10만원을 밑돌던 주가가 17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신진에스엠은 지분 10%를 확보한 슈퍼개미가 나타나 무상증자를 요구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주가가 급등했다. 슈퍼개미는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10억원 상당의 차익을 실현했다.


무상증자는 발행 주식 수를 늘려 거래를 활성화할 수는 있지만, 본질적인 기업가치 상승과는 거리가 멀다. 신주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사라지면서 주가는 무상증자 비율에 따라 낮아진다. 신주를 상장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시가총액도 작아진다. 권리락 당일 착시 현상에 따른 주가 급등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최근의 주가 급등 현상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일부 투기성 자금이 투자심리를 이용하려는 영향도 있지만 최근 1~2년 동안 주식시장이 상승하면서 주식투자에 뛰어든 초보 개미의 이해도 부족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공짜로 주식을 더 준다'는 정도로만 이해하고 무상증자 이슈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가 적지 않다.


리딩방과 유튜브 등을 통해 정제되지 않은 정보가 범람하고 있다. 올바른 투자문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의 투자확대가 시급하다. 초보 개미가 늘면서 하루 평균 주식거래 대금도 급증했다. 증권사는 물론이고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등의 지갑이 두둑해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매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정보 비대칭성 해소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개인 투자자가 주로 접하는 채널을 통해 정보의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박형수 자본시장부 차장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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