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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 치료제 개발 앞장선 노벨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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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라제 공동개발 연구진 2017년 창업
희귀 소아질병 치료제 파이프라인 다수
내년 미국서 임상 추진…해외 투자유치 준비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GC녹십자가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매출이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헌터증후군이라 불리는 '뮤코다당증 2형'의 국내 유병률은 10만명당 0.74명으로 알려졌다. 환자 1명당 들어가는 연간 약값은 4억원에 달한다. 헌터증후군 환자가 극소수임에도 헌터라제 매출은 지난해 500억원을 넘어섰다.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이미 150조원으로 성장했다. 2026년까지 연평균 10.8% 성장하며 280조원에 달하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제약업계에서 희귀질환 치료제에 주목하는 이유다.


국내에도 희귀질환 치료제를 전문으로 개발하는 신약 개발사가 있다. GC녹십자와 함께 헌터라제를 공동으로 개발한 연구진이 2017년 1월 노벨파마를 설립했다. 뇌혈관 장벽을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한 치료법을 바탕으로 희귀 소아질병 치료제를 주로 개발하고 있다.


희귀질환을 정의하는 기준은 국가마다 차이가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이 가장 큰 미국에서는 20만명 미만의 질환자가 있는 질병으로 정의한다. 희귀질환 각각은 환자 수가 적지만 희귀질환 종류는 7000여개에 이른다. 희귀질환 질병 가운데 69.9%는 소아기 때 발생한다. 소아기와 성인기에 발생하는 경우는 18.2%, 성인기에만 발생하는 경우는 11.9%다. 세계 희귀질환 유병률은 2017년 세계 인구를 기준으로 할 때 인구 10만 명당 1.2명이다.


희귀질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치료를 지원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미국은 1983년 희귀의약품법, 2001년 희귀질환법 등의 법제도를 마련해 정부 차원의 지원 조직을 만들었다.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제약산업 지원, 레지스트리 연구·개발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의료보장 체계에서 희귀질환자는 소득 수준, 경제활동 유무, 장애 정도에 따라 의료 지원을 받을 수 있다.


2017년 6월 미국 FDA는 희귀질환의약품 현대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모든 신규 희귀질환의약품 지정 요청을 90일 이내로 검토하도록 했다. FDA는 전문가로 구성한 특별팀을 통해 적시 대응을 보장하고, 담당 부서와의 공동 검토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계획했다. 민간 단체인 국가희귀질환단체(NORD)와 공동으로 환자 경험을 직접 듣고 반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수년 전까지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다국적 제약사는 많지 않았다. 항암 치료제 대비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였다. 병원에서 환자 치료를 담당하던 의사들은 치료제의 필요성을 절감했지만 시중에서 판매하는 희귀 질환 치료제는 손에 꼽을 정도다. 노벨파마를 설립한 이유다. 희귀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과 가족이 직면한 사회적, 일상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뮤코다당증 연구학회와 함께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노벨파마는 산필리포증후군 A형, GM1 강글리오시드증, 모르퀴오증후군 B형 등 이름조차 생소한 희귀소아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한다.


산필리포 증후군 A형은 뇌, 척수 등 중추신경계(CNS)에 헤파란 황산염(heparan sulfate)이 축적돼 중추신경계의 점진적인 손상을 유발하는 유전성 리소좀 축적 질환(LSD)으로 뮤코다당증(MPS) 3형 중에서 유병률이 가장 높다. 산필리포 증후군 A형은 출생아 10만명 중 1명에게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아직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어 환자들은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하는 대증요법에 의존하고 있다.


산필리포 증후군 A형은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으로 헤파란 황산염 분해 효소의 생산을 담당하는 유전자(SGSH)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다. 산필리포 증후군 A형은 출생시 신체 변화가 경미한 편이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나, 2~6세부터 매우 공격적인 행동과 발달 지연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증상이 진행될 수록 운동 및 기능을 상실하다 15세 전후에 사망하는 중증질환이다.


박찬호 노벨파마 대표는 "헌터라제 임상을 통해 확립한 뇌실투여법(ICV)을 적용해 중추신경계에 부족한 효소를 직접 채워주는 산필리포 증후군 A형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GM1 강글리오시드증은 중추신경계(CNS)에 GM1 강글리오시드가 쌓이면서 중추신경 및 말초신경계의 신경세포 파괴로 이어지는 유전성 리소좀 축적 질환(LSD)이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으로 GLB1 유전자의 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출생아 15만명 중 1명에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후와 증상이 처음 나타나는 연령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데 가장 중증인 유아형 비중이 60% 이상이다. 2~4세에 사망하는 중증 질환이다.


뮤코다당증 제4B형(MPSIVB)으로도 불리는 모르퀴오 증후군 B형은 상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되는 희귀 리소좀 축적 질환(LSD)이다. 근골격계를 비롯한 신체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시력과 청력의 손상, 장기의 비대, 탈골, 호흡 부전 등 여러 합병증이 나타나면서 환자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박 대표는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다"며 "시리즈 C까지 투자를 받는 데 산업은행과 제약사 등이 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미국에서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해 임상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는 데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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