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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합작 ‘제주벤처캐피탈’ 설립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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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포럼, 제주 창투사 설립 주장
JDC·제주도 주도로 추진하나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민·관 합작 제주도 벤처캐피탈(VC) 설립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투자 생태계를 지역 전문 투자사를 통해 바꾸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향후 어떤 방식으로 출자자를 구성할지 주목된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 내에서 벤처캐피탈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가칭 제주벤처캐피탈 또는 제주벤처투자가 거론되고 있다. 형태는 창업투자회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사단법인 제주금융포럼과 탐라금융포럼은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활용한 공간투자전략 초청 설명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제주도 경제 발전을 위해 제주도에 본사를 둔 민·관 합작 투자사를 설립하고 지역 기업들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 기반 창업투자회사 설립 필요성 제기

투자 재원과 관련해서는 모태펀드, 지자체 자금, 제주지역내 금융권 자금, 제주지역내 중견 우량기업을 통해 조성하고 제주형 모태펀드도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궁극적으로 투자받은 기업들이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등에 상장해 제주경제 체질을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제주도 벤처캐피탈 설립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JDC와 제주도가 벤처캐피탈 설립을 주도하고 지역 기업들이 힘을 보태는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도는 경상남도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엔 국내 최초 민관 합작 벤처캐피탈인 경남벤처투자가 있다. 민관금(민간·정부·금융계)이 합심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창투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주요 주주는 대한제강(59.6%), 농협은행(10.6%), 경남은행(10.6%),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8.5%) 등이다.


수도권에 집중된 벤처캐피탈 자금을 경남 지역에 유입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2019년 출범 후 활발한 지역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역 기업들을 민간 출자자(LP)로 확보하면서 지역에서 돈이 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최초 민관 합작 VC 경남벤처투자 롤모델 삼나

이 같은 경남벤처투자의 선전으로 인해 제주도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지역 벤처캐피탈 설립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도처럼 타 지자체도 관련 논의를 시작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국내 벤처캐피탈 상당수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자리를 잡고 있다. 한국의 테헤란로가 미국의 실리콘밸리 격인 셈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 스타트업에 많기 때문에 근거리에 둥지를 트고 투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벤처캐피탈 자금이 지방까지 내려오는 데 한계가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의 벤처투자 집중도는 81.8%다. 2020년 78.2% 보다 더 늘었다. 2017년 82.3% 이후 최고치다. 스타트업 중 62.1%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데, 투자금액은 이보다도 수도권 편중돼 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중기부는 벤처투자 확대를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도록 지방전용펀드를 4700억원 이상 조성하는 내용의 ‘지역 벤처투자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방펀드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그동안 지방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 꾸준히 나오긴 했지만, 벤처캐피탈들은 지방 투자 의무비율만 채우고 나머지 자금을 수도권에 베팅해왔다”며 “반면 지역 벤처캐피탈은 목적성이 뚜렷한 만큼 지역 투자에 더욱 진심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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