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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존카운티, 가치 2조 얘기 나오지만…투자기관들은 '부정적'[IPO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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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가치 정점 찍고 하향 추세 전망
동종 상장사 KX·베뉴지와 비교해도 고평가
수도권 아닌 지방 골프장 비중 높아
MBK파트너스 구주매출 가능성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국내 1위 골프장 운영업체 골프존카운티가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둔 가운데 국내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오프라인 골프장 투자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요 기관들이 코로나19 이후 활황이던 국내 골프장 사업이 올 초를 정점으로 하향 추세라는 투자 판단을 내리고 있어, 골프존카운티의 공모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KRX)는 지난달 말 골프존카운티의 상장예비심사를 진행해 승인 결정을 내렸다. 골프존카운티는 6개월 내 기관과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며 공모 금액 및 주식 수는 미정이다. 시장에선 골프존카운티의 기업가치가 2조 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골프존카운티는 국내 골프장 18곳에서 총 387홀을 운영하고 있다. 홀당 약 50억 원의 가치가 있다고 전제하면 기업가치가 2조 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프라인 골프장을 운영하는 다른 상장기업의 시가총액과 골프장 홀 수로만 단순 비교해 보면 골프존카운티의 기업가치 2조 원은 현 시장 상황에서는 다소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신라CC(27홀), 파주CC(18홀), 떼제베CC(36홀) 등 총 81홀의 골프장을 가지고 있는 KX(옛 KMH)의 경우 주당 가격은 7일 오전 9시 기준 7400원대로 시가총액은 3300억 원 수준이다. 27홀을 보유한 베뉴지는 주당 가격이 2300원대로 시총이 1100억 원 규모다.


하지만 KX와 베뉴지의 경우 각각 다른 사업 부문이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가총액이 골프장 가격과 골프 사업 매출을 모두 반영한다고 볼 순 없다. 골프장 및 운영 사업의 실제 가치는 시가총액보다 더 적다는 뜻이다. KX는 올 상반기 기준 반도체 재료(51%), 방송부문(15%) 매출 비중이 총 66%에 달한다. 베뉴지의 경우에도 백화점(44.02%) 예식장(17.99%) 호텔(4.08%)의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다.


KX와 베뉴지의 골프장이 주로 수도권 인근에 있다면 골프존카운티 주요 골프장들은 전국적으로 흩어져 있다는 점도 공모 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골프장 카운티는 레이크힐스 순천, 선산CC, 제이스CC, 감포 제이스CC, 남양 레저, 레이크힐스 경남 등 수도권에서 다소 떨어진 지방에 많은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사모펀드의 지분율이 높아 가격 책정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프존카운티는 스크린골프 사업으로 유명한 골프존뉴딘그룹이 골프장 부문을 인적 분할해 2018년 1월 설립했다. 설립 초기 지주사 골프존뉴딘홀딩스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었으나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로부터 투자받으면서 지분율이 47.24%로 줄었다. 현재 최대 주주는 MBK파트너스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골프 인프라 투자로 2021년 말 감사보고서 기준 47.24%, 전환우선주(CPS) 5.51%를 보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8년 골프존카운티 설립 이후 1140억원을 투자해 지분 50%를 확보하고, 이후 네 차례 증자에 참여해 총 2880억 원을 투자했다. 한국골프 인프라 투자가 보유한 우선주(5.5%)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MBK파트너스의 지분율은 70%대로 높아지게 된다. MBK파트너스는 상장 후 구주 매출과 신주 발행에 따른 희석을 통해 지분율을 20%대로 낮출 계획이다. MBK파트너스는 잠재 보유 지분 70% 가운데 약 50%를 매출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구주매출은 공모자금이 회사로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IB 업계는 올해를 IPO 최적기로 전망했었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나 골프 업황을 보면 골프존카운티 상장에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성장했던 골프 산업이 작년과 올 초 정점을 찍었다는 게 주요 투자자들의 관측이다. 이도윤 노란우산 자산운용본부장은 "국내 골프장은 작년 그리고 올 초까지가 피크다"라며 "골프장 사업이 계속해서 잘 갈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골프장 버블이 심해서 지금은 투자 적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만, 해외여행 등이 다소 풀리면서 국내 골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서다. 한종석 경찰공제회 금융투자이사 역시 "국내 골프장 사업은 해외여행이 풀리면서 올해 이미 꺾이고 있지만, 내년 하반기 정도 되면 정말 가격이 급격하게 내려갈 것"이라며 "오히려 그때가 투자 적기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허장 행정공제회 사업이사는 "국내 골프 산업이 작년보다 더 좋아지기는 힘들다"라며 "단기적 과열임은 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 지리적 여건상 골프장의 추가건설 즉 공급이 제한적이니 문제는 수요와 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골프존카운티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918억 원, 영업이익 522억 원을 올렸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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