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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일약품 사망사고에도 주가만 신경 쓴 금호에이치티②[기로의 상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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썝蹂몃낫湲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금호에이치티가 화일약품에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화재사고가 있었음에도 사망자와 유가족에 대한 애도 및 사과 내용 없이 주가 관리만을 위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에이치티는 화일약품의 최대주주로, 조경숙 회장의 계열사들도 화일약품의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지난 30일 화일약품 상신리 공장에서 직원 1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당하는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지난 4일 A홍보대행사는 ‘화일약품, 화재사고에 “매출에 큰 영향 없을 듯… 수습, 재발방지에 최선”’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는 화재가 발생한 상신리 공장의 매출 규모와 화재 보험에 가입돼 손실이 최소화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오로지 주가 관리를 위한 내용만 있을 뿐 화재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 등에 대한 사과 등의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이 같은 자료를 배포한 것은 화일약품의 최대주주인 금호에이치티다. A대행사 측은 화일약품이 사고 수습으로 인력이 부족해 금호에이치티로부터 보도자료 배포를 의뢰받았다고 밝혔다. 취재가 시작되자 A대행사는 화일약품으로부터 보도자료를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금호에이치티는 올 상반기 말 기준 화일약품 지분 15.87%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 에스맥과 오성첨단소재도 각각 8.32%, 5.01%를 갖고 있다. 이 회사들은 조경숙 회장→오성첨단소재→에스맥→금호에이치티→화일약품 등으로 지배구조가 형성돼있다.


조 회장은 2020년 9월 계열사였던 다이노나로 화일약품의 주식을 처음 취득했다. 당시 159만9889주(9.25%)를 주당 1만9272원에 사들였다. 이후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주당 1만10원에 200만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다이노나는 현재 금호에이치티와 합병해 이 주식들은 금호에이치티가 보유하고 있다.


또 오성첨단소재와 에스맥도 2020년 12월, 지난해 1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각각 66만377주, 100만주를 취득했다. 주당 단가는 1만600원, 1만1400원이다. 이후 화일약품이 무상증자를 해 이 주식들의 평균 단가는 약 3000원대로 추산된다. 오성첨단소재는 지난 3월 또 유상증자에 참여해 142만8572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 때 발행가액은 2100원이었다.


아울러 전 최대주주인 크리스탈지노믹스가 300만주를 토파지오, 아넬로, 블레도르, 이아시스 신기술조합에 매각했는데 이 조합들도 조 회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합들은 지분을 3~4%대로 맞춰 공시 규정을 회피했다.


이처럼 조 회장의 계열사들이 매입한 화일약품 주식 단가는 2000~3000원선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화일약품의 시세는 화재 발생 후 장중 8%이상 하락하며 1840원까지 떨어졌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으로도 화일약품 주가는 약세를 보이며 19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대해 화일약품 관계자는 “주주들의 매출 관련 문의가 많아 급하게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됐다”며 “회사 홈페이지에는 고인에 대한 애도와 사과문을 올렸다”고 밝혔다.


한편 화일약품은 원료의약품 생산 기업이다. 고용노동부는 화일약품 화재사고가 중대재해법 적용 사고라고 밝혔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조사도 착수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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