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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시각]양지사, 소통 부재 문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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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지수가 올해 들어 35% 하락했다. 지난해 말 1000선을 웃돌던 지수는 67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적지 않은 코스닥 상장사가 주주가치가 추가로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사주 매입과 현금 배당 등 주주 친화정책을 고려하고 임직원이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한다. 기업설명(IR) 활동을 통해 성장전략과 강점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반면 올해 들어 주가가 370% 오른 양지사는 주가 급등 사유를 묻는 조회공시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IR을 하지 않아도 주가가 오르는 데다 섣불리 투자자들과 소통하려다 구설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행보로 보인다.


양지사는 지난 7월21일 개인투자자 김대용씨가 지분을 5% 이상 취득했다고 공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 씨는 주식 보유 목적에 대해 무상증자 및 자진 상장폐지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7월18일부터 나흘 동안 양지사 주식을 매수하면서 100억원 넘는 돈을 투자했다. 5% 취득 공시를 한 당일 양지사 주가는 20% 급등했다. 과도한 관심에 당황한 김 씨는 이튿날 정정공시를 통해 시장에 오해를 줄 수 있다며 단순투자라고 번복했다.


슈퍼개미의 출현으로 주목받았던 양지사 주가는 8월10일부터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 유통 물량이 전체 주식 수의 10%에 불과한 품절주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국내 주식시장 영향을 받지 않았다. 1만원 안팎을 오가던 주가는 2개월 만에 5만원을 돌파했다. 양지사 주주구성을 보면 창업자인 이배구 명예회장과 아들인 이진·이현 씨가 75.53%를 보유하고 있다. 보유 중인 자기주식 14.04%를 포함하면 유통 물량이 10%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을 슈퍼개미 김 씨가 확보하면서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유통되는 양지사 물량은 80만주가 채 안 된다. 지난 7일과 11일 양지사 거래량은 각각 396만주, 315만주에 달했다. 유통물량의 4~5배 규모다.


6월 결산법인인 양지사는 지난달 28일 사업보고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인 43기 회계연도 양지사는 매출액 449억원, 영업손실 6억원, 순손실 4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액 규모는 비슷했으나 영업손실 규모를 줄였다. 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거래량과 주가 상승 속도, 실적 개선 정도 등을 고려하면 과열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회사 측은 지난 7월19일 시황 변동과 관련해 별도로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밝힌 뒤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미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유통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해 자사주를 매각하거나 액면분할 등을 결정하면 주가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주가가 올라도, 떨어져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도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보면 같은 상황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다.


소를 잃고 나서 외양간도 고치지 않는 것은 문제다. 유통 주식 수가 적어서 투기 세력의 먹잇감이 될 여지가 있다면 시장과 소통하면서 주식 수를 늘리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자사주를 이용해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할 수도 있고 액면분할 또는 현물 배당 등 동원 가능한 방식은 많다. 주가 급등하면서 양지사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다. 슬기롭게 대처해 이미지 제고로 이어진다면 양지사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도 있다. 책임 회피가 능사는 아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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