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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맵, 기업가치 10분의 1토막…‘630억→48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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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GA 에즈금융서비스, 보맵 최대주주로
하나벤처스·KB인베스트먼트 등 FI 엑시트 ‘안갯속’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인슈어테크(보험+기술) 스타트업 보맵의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크게 뒷걸음질 쳤다. 한때 잘 나가는 1세대 인슈어테크 기업으로 주목받았지만 경영난에 직면했다.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보맵은 국내 대형 GA(법인 보험 대리점)인 에즈금융서비스로부터 5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양사는 이번 투자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 경험과 보험 판매 채널 노하우를 결합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보맵이 제공하는 '보장핏팅'과 '건강분석' 솔루션을 에즈금융서비스 판매 채널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이미 상반기부터 보맵 플랫폼을 통해 에즈금융서비스 설계사들의 1대1 맞춤형 전문 컨설팅 서비스도 공동 개발해 제공 중이다.


류준우 보맵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보험 시장 혁신을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며 "핀테크와 전통 GA의 상생 모델을 구축, 고객에게 보험의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 투자를 유치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투자는 단순 투자금 집행이 아닌, 사실상 인수합병(M&A)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보맵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에즈금융서비스가 단독으로 참여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식으로 진행돼서다.


특히 이번 밸류에이션에 관심이 집중된다. 보맵은 48억원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다. 투자 금액보다 밸류에이션이 낮은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직전 밸류에이션인 630억원과 비교해 봐도 10분의 1토막 난 수준이다. 추가 투자를 유치할 땐 기존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을 제시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보맵의 경우 눈에 띄게 후퇴했다.


보맵의 위기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됐다. 특히 지난해 10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영향이 컸다. 해당 법안으로 인해 핵심 사업이었던 맞춤형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중단해야 했다. 또한 자회사인 보맵파트너스를 통해 운영하던 보험 판매 서비스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적자 규모도 늘었다. 지난해 매출액 3억6000만원, 영업적자 67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웠다. 외부 자금 없이는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자 기존 밸류에이션을 낮추면서까지 SI를 확보했다. 기존 주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번 투자 유치에 동의한 셈이다.


그동안 보맵에 투자한 FI는 하나벤처스, KB인베스트먼트, 롯데엑셀러레이터, DS자산운용 등이다. 이 밖에 현대해상, 피플라이프 등이 SI 참여하며 보맵 성장 마중물 역할을 했다. 그간 확보한 누적 투자금은 215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은 투자금 회수(엑시트) 길은 사실상 요원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보맵의 밸류에이션이 48억원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잘못 들은 줄 알았다”며 “뒤에 ‘0’이 하나 빠졌다고 생각할 정도로 믿기 어려운 수치였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주주들은 포트폴리오사가 폐업하는 것보단, 밸류에이션을 낮춰서라도 기업의 수명을 연장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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