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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동성위기說' 새한창투, 무리한 투자에 LP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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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토스 주식 담보로 돈 빌려 '김태호PD·테디'에 투자
사채 상환 못할 지경인데 ‘고밸류’ 투자 집행
최악의 경우 GP 법인 청산 가능성
펀드 참여 민간 LP ‘골머리’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벤처투자 시장에서 ‘소리 없는 강자’로 통하던 새한창업투자가 무리한 투자로 펀드 츨자자(LP)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만기 도래하는 사채를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으로 기업 투자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LP들은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지 않고 무리한 투자를 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새한창투는 조만간 만기 도래하는 채권을 상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11월17일 발행한 800억원 규모의 무보증 선순위 채권의 만기가 오는 17일 돌아오는데 상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자금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사채 상환을 위해 여러 기업들에 자금을 빌리려고 손을 벌리고 있지만, 아직 상환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새한창투는 최근 MBC 출신 김태호PD가 세운 콘텐츠 제작사 ‘테오(TEO)’와 그룹 원타임 출신 YG엔터테인먼트 대표 제작자(프로듀서) 박홍준(테디)씨가 설립한 음악·연기 매니지먼트사 ‘더블랙레이블’에 투자금을 집행했다. 테오의 밸류에이션을 1000억원으로 평가해 10%인 100억원을 투자했다. 더블랙레이블에는 밸류에이션 1500억원에 425억원을 베팅했다. 앞서 테오의 경우 카카오가 투자를 검토하다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새한창투가 단독으로 참여해 딜(거래)을 성사시켰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밸류에이션으로 투자한 사실 자체에 의문부호를 던진다. 새한창투는 회사 설립 10개월 밖에 되지 않은 테오에 투자하면서 1000억원이나 되는 몸값을 쳐줬다. 유명인사에 대한 프리미엄을 적용한다 하더라도 과한 평가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블랙레이블의 몸값 1500억원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LP들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더 큰 문제는 투자금의 원천이다. 새한창투는 투자할 자금이 없어 두나무(업비트)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주식을 담보로 투자금을 확보했다. 두나무와 토스 지분은 지난해 사채를 발행해 자체적으로 투자한 것이다. 당시 투자한 두나무 주식 전량(21만5000주)과 보유 중이던 토스 주식 전량(124만4144주)을 담보로 내놓았다. 새한창투가 투자할 당시 약 2300억원에 이르던 두나무와 토스의 지분 가치는 최근 850억원 수준으로 추락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채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이를 상환하려면 주식담보대출로 받아놓은 자금으로 빚을 갚는 게 우선”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무리한 투자를 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한창투가 조성한 펀드에 참여한 LP 관계자는 “VC가 풀 레버리지을 일으켜(최대치의 자금을 빌려) 투자한 자체가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라며 “다른 투자 포트폴리오 지분을 담보로 걸어서까지 이런 투자를 했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만기까지 돈을 갚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법인청산까지 우려된다”며 “앞으로 LP들이 이 운용사(GP)를 어떻게 믿겠냐”고 덧붙였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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