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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OWN]VC투자 인기 끌던 두 스타트업, 자금경색에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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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쌓은 성장주 케어네이션의 도약
돈 줄 마른 기대주 샌드박스네트워크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박소연 기자] 간병인 매칭 플랫폼 ‘케어네이션’이 꾸준히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시니어 케어 시장을 정조준하며 주요 플레이어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가운데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시장 침체기 속에서도 재무적 투자자(FI)를 비롯해 전략적 투자자(SI) 등 다양한 우군을 확보하며 업계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어네이션은 내년 상반기 안에 시리즈B 투자라운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미 다수의 기존 주주가 팔로우론(후속투자)을 결정했다. 일부 신규 투자자도 관심을 보여 주주가 더욱 다양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시리즈B 단계는 더 큰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한다.


케어네이션은 수년간 유의미한 자금을 확보했다. 2019년 로우파트너스, 신용보증기금, HB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억원 규모의 시드(Seed) 투자를 유치했다. 이듬해 2020년 LSK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하나벤처스로부터 6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완료했다. 이처럼 외부 자금을 조달하며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이어 지난해 150억원 규모의 프리(Pre) 시리즈B 투자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삼성벤처투자가 이끈 가운데 LSK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하나벤처스, 신한금융투자 등이 참여했다. 다양한 FI들이 투자를 단행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동종업계 중 단일 투자라운드로 최대 투자 유치 금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프리 시리즈B 라운드 이후 브릿지 투자를 잇달아 유치했다. 미국계 벤처캐피탈(VC) 알토스벤처스와 쌍둥이 투자 행보로 유명한 새한벤처투자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여기에 기존 주주인 삼성벤처투자의 팔로우온과 함께 바이오 전문 VC 데일리파트너스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성을 또 한 번 입증했다.


김견원 케어네이션 대표는 2013년 회사를 설립했다. 의료 법인과 요양원을 운영한 부모님 곁에서 일을 배웠다. 요양원에서 일하며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 시설물 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연스레 병원 경영 생리를 익혔다. 이후 병원 지원 컨설팅을 시작으로 의료 용품, 식자재 등 MRO(기업소모성자재) 등을 운영하기 위해 간병회사를 인수했다.


간병인 매칭 혁신 플랫폼…데이터 확장성 주목받아 침체기 속 꾸준한 투자유치
업계 1위 지위 다지며 시니어 케어시장 정조준

4년 동안 간병회사를 운영하며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케어네이션’을 개발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간편하게 환자의 상황과 보호자의 요청사항에 가장 적합한 전문 간병인을 연결해주고 있다. 여기에 종합결제서비스(PG)를 제공하며 카드 결제는 물론, 가족끼리 각자의 카드를 등록해 간병 비용을 분할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HMC네트웍스는 고령화 사회 속 고착화된 간병 시장을 혁신하는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병원 의료 및 간병 분야에 오랜 실무 노하우 전문 인력들을 중심으로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 중이다. 벤처캐피탈들은 간병인 플랫폼을 넘어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업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화재와 상호 시너지 발굴 및 공동 성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동시에 삼성화재를 전략적 투자자(SI)로 맞이하기도 했다. 양사는 보유하고 있는 업무 자원 및 노하우를 활용하여 환자이동 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개발 중이다. 헬스케어 빅데이터 센터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최근엔 장기 요양 보험서비스 전문 기업 ‘어르신세상’을 100% 자회사로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어르신세상은 안양·의왕 내 최대 규모의 종합노인복지 서비스 제공 기관이다.


케어네이션 관계자는 "장기 요양 보험 시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두 축은 ‘활성화된 플랫폼’과 ‘현장에 특화된 인적·물적 리소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위해 오랜 시간 검토를 거쳐 케어네이션과 함께할 장기 요양 보험서비스 전문 기업을 물색해 왔다"고 덧붙였다.


케어네이션의 이번 인수합병(M&A)은 ▲제일락푸드시스템(식자재 유통) ▲그린실버(오프라인 간병) ▲씨엔컴퍼니(PG·VAN유통)에 이어 네 번째 M&A 사례다. 향후 외연 확장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대한민국 간병 동향 리포트’도 발간 중이다. 케어네이션 데이터랩은 케어네이션을 통해 수집된 각종 간병 서비스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여 간병 시장의 동향과 통계를 도출한다. 통계청의 통계를 활용 및 재가공하여 케어네이션이 보유한 데이터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기대주였던 샌드박스네트워크, 구조조정으로 몸만들기

수많은 유투브 스타를 배출하며 MCN(다중채널네트워크) 업계 선두권 회사로 주목받던 샌드박스네트워크가 결국 권고사직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수년간 호황을 누려온 인기 스타트업이지만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유동성이 넘치던 시기 유니콘 성장의 기대를 받으며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지만, 투자 시장의 돈줄이 마르면서 추가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 생존을 위한 혹독한 과정이 시작됐다. 구조조정은 사업부에 대한 축소, 매각, 사업 중단 등 3가지 형태로 이뤄진다. 매각 사업부는 권고사직 대상이지만, 사업부를 매수한다는 대상자가 있으면 협의에 따라 고용승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사업 축소와 중단의 경우에도 일정 숫자의 직원들이 권고사직 대상이 됐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지난 2014년 10월 설립된 MCN 업체다. 창업자 이필성 대표가 지분 15.30%를 보유한 개인 최대 주주다. 회사 소속 유명 인플루언서 나희선(도티)씨가 지분 13.57%를 보유하고 있다. 넵튠의 자회사 넥스포츠(15.21%), TBT글로벌 성장제1호투자조합(7.95%), 다음청년창업투자조합(7.28%), 넥슨코리아(5.36%), 컴퍼니케이챌린지펀드(4.31%)등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병재, 도티, 침착맨, 조나단 등 크리에이터 400여팀이 소속돼 있다. 설립 이후 7년 만에 구독자 100만명 이상의 유튜브·틱톡 등 채널을 60여개 넘게 확보한 대형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규모 투자 유치 받으며 유튜브·틱톡 등 채널 확보 공격적 사업 확장
적자유동성 한파로 후속투자 난관…권고사직 등 구조조정 돌입

홍콩지사 ‘샌드박스네트워크 홍콩’, e스포츠팀 ‘샌드박스게이밍’, 영화제작스튜디오 ‘도티와영원의탑문화산업전문 유한회사’ 등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게임 제작에도 뛰어들어 모바일 서바이벌 배틀게임 ‘공포의 술래잡기’를 선보였고, 크립토 게임도 개발하고 있다. 직원 규모가 600명에 육박하고 연 매출도 1000억원을 웃돈다. 트레져헌터, 다이아TV와 함께 국내 MCN 업계 빅3로 꼽힌다.


샌드박스는 유튜브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MCN 사업을 펼쳐 성공을 거뒀다. 구글코리아 출신으로 알려진 이필성 대표의 사업적 수완이 큰 디딤돌이 됐다. MCN 사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대규모 투자금을 바탕으로 자회사 SBXG를 통해 5개 e스포츠 프로팀을 운영할 정도로 활발한 사업을 벌여왔다.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술을 활용해 웹 3.0 생태계 구축에 대한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게임과 함께 메타버스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샌드박스는 2020년 말 500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3000억원 가량으로 인정받았다. 당시 500억원을 확보했고 누적 투자금액은 900억원 수준이다. 주요 투자자는 TBT파트너스, KDB산업은행, 스틱벤처스, 큐캐피탈파트너스-JB자산운용, IBK기업은행, 삼성벤처투자, BSK인베스트먼트, 크레스코레이크파트너스, DS자산운용 등이다.


하지만 계획성 없는 외형 성장에 치중한 결과 구조조정 없이는 기업의 존속이 흔들리는 상황에 직면했다.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채용 확대와 사업 분야가 회사가 관리 가능한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이후 후속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적자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해 투자자들이 보수적 판단을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장에 돈이 많이 풀렸을 때는 당장 수익 실현 가능성이 낮더라도 미래 성장에 기댄 투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금리 인상과 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유동성 한파가 거세지면서 숫자로 증명되는 투자를 선호하는 기조로 선회했다. 특히 시리즈 B·C 이후 투자 뒷단에 포진한 기업들은 수익 구조를 숫자로 보여주지 못하면 추가 투자를 받기 힘들어졌다. 샌드박스는 2020년과 지난해 각각 73억원과 121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올해도 2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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