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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투자?' 회사채 발행 대기업, 만기 차입금 막기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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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증권신고서 제출 12곳 조사
만기 구조 장기로 바꾸는 데 주력
신규 투자나 운영자금 용도 없어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채권시장이 안정화되면서 대기업들이 줄줄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회사채 이자 부담이커져 대부분의 기업이 차입금 만기 대응을 위해서만 자금을 조달하는 분위기다. 예년과 달리 신규 투자나 여유자금 확보를 위한 자금 조달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선제적으로 투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도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아시아경제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공모 회사채를 발행했거나 발행하려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12개 기업 중 12곳 모두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을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





포스코는 7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오는 17일 만기 도래하는 6300억원 규모의 글로벌본드(KP)를 우선 상환한다. 3년 전에 3년 만기로 발행한 달러화 채권으로 발행 금리는 2.38%다. 달러화 채권 금리 상승과 환율 상승으로 원화채권 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KT(3000억원)·연합자산관리(1000억원)·롯데제과(1500억원)·현대제철(2000억원)·LG유플러스(2000억원)·이마트(3900억원) 등의 대기업들도 조달한 자금의 대부분을 만기 회사채를 갚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기업어음(CP) 등의 단기 차입금을 상환하려는 기업들도 다수 채권 발행시장에 나왔다. CJ ENM은 17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지난해 8월 6개월 만기로 발행한 기업어음(CP)1000억원과 11월에 3개월 만기로 발행한 CP 100억원을 상환한다. 지난해 11월 발행한 단기 CP 금리는 5.10%로 상당히 높게 발행이 이뤄졌다. CJ ENM은 CP 상환과 동시에 만기 회사채도 상환할 계획이다.


롯데리츠는 보유 자산을 담보로 저리의 담보부사채 700억원어치를 발행한다. 조달한 자금으로 6.20%에 달하는 고금리 3개월 만기 전자단기사채(전단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이마트도 회사채 발행 자금의 일부를 단기 전단채를 갚는 데 사용한다. 한국금융지주도 회사채 발행 자금의 일부를 CP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일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목적으로 운영자금 확보를 제시했지만, 용도를 자세히 보면 결제어음·환어음(usance, 유전스) 등 사실상의 차입금에 해당하는 채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조달한 자금을 일부를 지급어음 결제에, 대상은 유전스 결제에 회사채 발행 자금의 일부를 사용한다.


올해 1월 중에 투자금 용도로 회사채를 발행하겠다고 선언한 기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IB업계 관계자는 "채권시장이 안정됐다고는 하지만 회사채 발행 금리가 상당히 높게 형성돼 있다"면서 "높은 이자 부담에 경기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선뜻 투자 등에 사용할 여유자금을 확보하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기업들의 소극적인 조달 패턴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공급 물량에 비해 회사채를 사려는 대기수요가 많아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차입금 상환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회사채가 상당량 쏟아져 나올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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