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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SK하이닉스, 구매전용카드 활용 3600억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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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와 카드계약 체결 후 매출채권 유동화
일시적 운영자금 부담 완화…회사채·EB 등 전방위 자금 확보

SK하이닉스가 현대카드와 기업 구매전용카드 계약을 하는 방법으로 36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했다. 대규모 적자로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교환사채(EB),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의 발행을 포함한 전방위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현대카드와 3600억원 규모의 구매전용카드 약정을 체결했다. SK하이닉스가 구매 대금을 카드로 결제하면 납품 업체는 대금을 카드사로부터 받기로 하는 계약이다. SK하이닉스는 결제 대금을 당장 지급하지 않고 5월부터 5개월 동안 매월 720억원씩 나눠 결제하기로 했다.




현대카드는 부국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SK하이닉스가 사용할 카드 매출채권을 유동화했다. 카드 매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긴 후 이를 담보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유동화증권 투자자는 SK하이닉스가 카드 대금을 결제하면 해당 자금으로 원리금을 상환받는다.


명목상으로는 현대카드가 자금을 조달한 것이지만, 납품 대금 결제일을 미뤄놓을 수 있는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일종의 단기 운영자금 조달과 같은 효과를 얻는다. 카드사가 기업의 카드 결제대금을 유동화증권 투자자에게 넘기는 방식이기 때문에 해당 기업과 필요한 금액만큼의 카드 사용 계약이 전제돼야 한다.


기업의 구매전용카드는 기업 간 물품 구매 업체와 납품 업체 간에 사용되는 신용카드다. 물품을 거래하면서 양자 간 어음을 주고받던 관행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어음의 대안으로 개발됐다. 대규모 운영자금 부담을 완화하려는 대기업들이 주로 활용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구매전용카드를 활용해 매입채무 결제일을 조정할 수 있어, 운영자금 관리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전방위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 1조3900억원어치의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최근 메릴린치를 주관사로 선정해 2조원 규모의 EB도 발행했다.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현금흐름이 악화하면서 운영자금 부담이 계속 커지고 있다"면서 "매출과 이익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외부 자금 조달을 계속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구매전용카드는 기업 구매대금 결제 방식 중 하나로 현대카드와의 기존 약정을 다시 체결한 것"이라며 "유동성 확보를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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