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2일 MSCI 정기 리뷰 발표 예정
에코프로·KT·코스모신소재·한화에어로스페이스·금양 편입 후보
3년간 편·출입 61개 종목 주가 등락 전수조사
지수 편입 발표 이전에 단기 고점 기록한 종목 늘어
오는 5월12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정기 리뷰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크다(종목 빼고 넣는 리밸런싱은 5월31일). 이번 5월 리뷰에서는 에코프로, KT, 코스모신소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금양 등 5개 종목이 새로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 등이 기준인 MSCI 지수에 편입되면 통상 주가가 오른 사례가 많았다. 다만 최근 주가가 단기 급등한 종목은 지수 편입에 제외될 가능성도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년간 MSCI 지수에 편입·편출된 61개 종목 전수조사
19일 아시아경제가 최근 3년간 MSCI 지수에 편입·편출된 종목 총 61개를 대상으로 주가 변동률(편·출입 발표 시점 전후 3개월, 총 6개월 기간 등락률)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수 편입에 성공한 종목 26개는 평균 60.21%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MSCI 지수 편입은 해마다 총 4차례(2·5·8·11월) 발표한다. 이번 조사 대상은 2020년 2월부터 2023년 2월 편입·편출된 종목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월 편입된 카카오페이는 편입 시점 기준으로 3개월이 지나지 않아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MSCI 지수는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발표하는 세계시장지수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의사 결정에 참고하는 지표다. 세계 주요 지수 중 추종 자금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가총액과 유동시가총액 등을 기준으로 편입 종목을 선정한다. 삼성증권은 현재 MSCI의 유효 추종자금 규모를 4000억달러(약 527조원)로 추산했다. 지수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를 통해 상당 규모의 외국인 투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지수에서 퇴출당하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
MSCI 지수 편입을 계기로 주가가 가장 많이 뛴 종목은 신풍제약이다. 2020년 8월13일 지수 편입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3개월씩 총 6개월(5월13일~11월13일) 동안 신풍제약 주가는 1만9900원에서 12만6000원으로 533% 뛰었다. 하지만 편입 약 1년 반 만인 지난해 2월10일 편출됐다. 편출 시점 기준으로는 6개월 동안 주가가 4만6100원에서 2만7900원으로 40%에 가까운 낙폭을 보였다.
2021년 8월12일 MSCI 지수에 편입된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편입 전후 6개월간 220.8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풍제약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폭이었다. 이어 HMM(2021년 5월12일 편입, 180.34%), 셀트리온제약(2020년 5월13일 편입, 168.11%) 등 순으로 많이 올랐다.
이와 달리 MSCI 지수에 들어갔다가 각종 사유로 퇴출된 35개 종목은 같은 기준으로 6개월간 평균 11.06%의 주가 하락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8월13일 MSCI 지수에서 편출된 바이오기업 헬릭스미스의 주가는 6만2637원에서 2만450원으로 67.35% 떨어졌다. 더존비즈온(2022년 2월10일 편출, -49.75%), 메디톡스(2020년 5월13일 편출, -47.27%), 휠라홀딩스(2021년 11월12일 편출, -42.75) 등 순으로 하락폭이 컸다.
신규 편입 이전에 오르는 패턴은 유효
물론 MSCI 지수에 편입된다고 주가가 무조건 오르고, 편출된다고 무조건 내리는 건 아니다. 편입이란 호재와 편출이란 악재를 역으로 이용해서 수익실현을 하고 빠지거나 또는 선반영이라며 주가를 왜곡시킨 후 이익을 챙기는 세력도 있기 때문입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 지수 신규 편입 예상 종목이 편입 이전에 시장 대비 아웃퍼폼(시장 평균 수익률 상회)하는 패턴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다만 주가가 오르는 시기가 계속 앞당겨지고 있다"라고 최근의 흐름을 설명했다. 예컨대 지난해 MSCI 지수에 편입된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의 주가는 '지수 편입 발표 이전'에 단기 고점을 기록했다.
역대 사례에 비춰보면 MSCI 지수 편입 이후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큰 편이다. 다만 관건은 외국인 수급이다. 최근 3년간 MSCI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의 외국인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26개 종목 중 4개(HMM·엘앤에프·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를 제외한 22개 종목이 편입 발표 후 3개월 동안 외국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와 달리 편출된 35개 종목의 경우 2개(신세계·메리츠금융지주)를 제외한 33개 종목이 지수 편출 이후 일제히 외국인 순매도에 시달렸다.
높은 주가 변동성, 외국인 보유 한도 비중 등 변수 많아
시장에서는 5월 편입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 에코프로·KT·코스모신소재·한화에어로스페이스·금양 등을 꼽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5월 지수 편입 여부에는 높은 주가 변동성, 단기 급등 여부, 외국인 보유 한도 비중 등의 변수가 많아 섣부른 사전 베팅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는 지수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위해 2021년부터 단기 급등 종목은 편입 종목에서 제외시키는 규정을 신설했다"라며 "단기 주가 상승폭이 너무 큰 종목은 MSCI 지수 편입이 어려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규정 신설 이후 해당 규정 때문에 편입에 실패한 종목은 없어 최근까지 시장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에코프로·코스모신소재 등 단기에 급등한 종목이 편입 후보로 언급되면서 해당 규정 영향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최근 주가가 치솟은 에코프로에 대해서는 이번 MSCI 지수 편입 가능성을 하향 조정한 보고서도 나왔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날 관련 리포트를 내고 "'극단적 가격 인상 규정'에 에코프로가 저촉되는 상황"이라며 "현 주가를 유지하면서 편출입 기준일이 4월 17~18일로 지정될 경우 편입이 불발될 수 있다"라며 편입 가능성을 '높음(High)'에서 '중간(Mid)'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외국인 추가 보유 가능 수량 15%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변수다. KT의 통신사업은 국가 기간 산업이어서 외국인 보유 한도가 정해져 있다. 2019년 이 한도 때문에 해당 기준에 미달하면서 지수 편입에 실패한 전례가 있다. 다만 최근에는 이 기준에 부합해 편입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유안타증권은 KT의 편입 가능성은 '중간(Mid)'에서 '높음(High)'으로 올려잡았다.
한편 오는 5월 MSCI 리뷰에서 에스원, 에스디바이오센서, 제일기획, 롯데쇼핑 등은 복수의 증권사들이 편출을 예상했다. MSCI 지수는 각국의 주식시장을 잘 반영하기 위해 시가총액이 커진 주요 종목을 추가하고, 시가총액이 줄어든 종목은 주기적으로 삭제하는 리밸런싱을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