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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투자의 역습]②역대급 공급 후유증…공실률 오르고 부실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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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도권에 역대 최대 규모 물류센터 공급
토지 확보해 놓고 공사 진행하지 않아 브리지론 부실 우려도

물류센터는 지난해부터 공급 물량이 빠르게 늘면서 공실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도 공급 초과 현상이 심화하고 공실률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물류센터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하고, 개발 사업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해 준 금융회사의 대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역대 최대 물류센터 건설에 공급 초과 지속

대체투자 전문 분석 기관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내 다양한 지역에 역대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 공급이 이뤄졌다. 40개의 신규 A급 물류센터가 연면적 305만㎡ 규모로 공급됐다. 이는 2021년까지 누적 공급 규모의 4분의 1에 이르는 물량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신규 공급된 물류센터 총 연면적은 175만㎡에 달한다. 특히 인천을 포함한 경기도 서부권(74.3만㎡)과 이천을 중심으로 한 동부권(62.6만㎡) 등에 주로 공급이 이뤄졌다.



서부권에서는 인천 북항 배후단지 내에서만 5개의 물류센터가 준공됐다. 대표적인 물류센터는 청라 로지스틱스센터(연면적 43만1253㎡)다. 지난해 하반기 신규 공급된 물류센터 중 가장 큰 규모다. 올해도 북항 배후단지에 12개의 물류센터가 준공된다. 인천 서구 석남동 혁신물류센터, 검단 로지스틱스 파크, 석남동 에스엔케이복합물류센터, 로지스허브, 원창동 복합물류센터 등 인천 지역 공급 물량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동부권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준공된 물류센터 11개 전부 연면적 3만3000㎡가 넘는 대형 물류센터였다. 가장 큰 규모의 물류센터는 용인 남사센터다. CJ대한통운이 로봇 등 첨단 설비와 시스템을 적용해 스마트 풀필먼트 공간으로 구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권에서는 이천을 포함해 안산, 여주, 광주 등의 공급 물량도 빠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 초과에 공실률 가파른 상승

경기 지역 물류센터 공급 물량이 누적되면서 공실도 늘고 있다. 글로벌 대체투자 기업 CBRE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A급 물류센터 공실률은 10%를 기록했다. 1년 전 대비 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공급 물량이 급증하는 인천, 오산, 안산의 공실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세 지역의 물류센터 공실률은 지난해 이미 20%를 넘어선 상태다.



올해 물류센터 신규 공급이 늘면서 공실률은 한동안 계속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당초 올해 준공하기로 예정된 공급 물량과 준공 지연으로 신규 공급되는 물량을 더하면 올해도 역대급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각에서는 수도권 A급 물류센터 공실률이 20%포인트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고가의 저온물류센터 공실 문제가 커지고 있다"면서 "상온 물류센터는 상대적으로 상황이 괜찮다"고 진단했다.


투자기관과 PF 대주단 마찰

공급 초과가 지속되고 공실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믈류센터에 투자한 투자기관과 PF 대출을 해 준 금융회사의 고민도 커졌다. 선매입 약정을 그대로 이행하자니 손실이 불가피하고, 이행하지 않으면 PF 대주단의 대출 부실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매입 약정을 한 투자기관과 PF 대출을 해 준 금융회사 간 마찰도 늘고 있다. 약정을 믿고 PF 대출을 해 준 금융회사는 계약 내용대로 약정을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투자 기관들은 갖은 구실을 들어 약정 이행을 미루는 양상이다. 한 금융회사 관계자는 "우량 투자 기관들의 선매입 약정이 없으면 PF 대출이 아예 집행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약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지급보증을 이행하지 않아 문제가 된 강원도의 레고랜드 사태와 다를 바 없다"고 평가했다.


물류센터 부지 확보를 위해 빌려준 브리지론(대출) 부실 우려도 나온다. 물류센터 사업성이 저하되면서 토지를 확보해 놓고 공사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과 PF 대출 금리 상승으로 물류센터 개발 비용도 큰 폭 상승했다"면서 "물류센터 가치 하락으로 개발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 브릿지론 부실도 늘어나게 된다"고 우려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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