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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재테크]글로벌 군비경쟁 시대…K방산에 절호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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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체제 심화·가속화…지상무기 수출 비중 큰 K방산에 긍정적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한화시스템·한국항공우주 등 실적 개선

편집자주최근 가치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있다. 바로 'K산업'이다. 애국심에 호소한 '국뽕' 때문이 아니다. K방산, K팝, K라면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K산업이 투자 측면에서 지속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서다. 한국 시장에서 끝없는 연구개발과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K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선 남다른 경쟁력을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독보적인 'K방산'과 'K팝'의 성장 가능성을 분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럽·북미·아시아·중동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가 국방 예산을 증액하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는 K2전차, K9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국산 무기를 대거 도입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핵심 전략들에 대한 해외 수출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최근 5년 평균 무기 수출량은 74% 신장했다. 글로벌 톱10 방산수출국 내 성장률 1위를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폴란드와 맺은 대규모 방산계약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수주 실적이 쌓이면서 신규 수출국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뿐아니라 국내 사업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러시아는 최근 대외정책 개정 문건에서 서구권 국가에 대한 적대감을 표명했다. 구 소련 국가에 대한 명칭 또한 과거 소련 시절로 회귀한 모습이 포착된다. 대립 체제는 '중국·러시아 vs 서구권'에서 나아가, 유럽 내부의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신냉전 체제가 심화·가속화할 경우 유럽 내 국방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탄약 및 무기 수요가 급증했으나 유럽 내 생산 설비는 부족한 상황이다. 유럽 내 협력도 쉽지 않아 보인다. 유럽이 방위산업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방산기업들이 수주를 늘릴 기회가 왔다. 최근 수요가 지상무기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지상무기 수출 비중이 큰 K방산 기업에 긍정적이다.


그룹 내 방산 계열사를 통합하는 등 한국판 '록히드마틴'을 꿈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투자 업계에서 특히 주목하는 K방산 기업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폴란드에 K9자주포 인도를 시작했다. 내년에는 로켓 천무 수출까지 더할 전망이다. 올해 2분기 말부터 3분기까지 폴란드와 2차 계약이 진행될 예정이라 수주 잔고가 꾸준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호주군 차세대 장갑차 사업인 '랜드 400 3단계'는 기존 450대에서 129대로 규모가 축소됐지만, 여전히 실적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2월 루마니아와 업무협약(MOU)을 한 후 국방예산이 제출된 상황으로 이르면 연내 신규 수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의 지상방산 주력 수출 품목은 K9자주포다. 총 8개국에 수출 중이며 글로벌 점유율 1위다. 수주 잔고 내 수출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매출액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024년 본격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우호적인 정책과 거시환경을 바탕으로 수주잔고와 실적 모두 우상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를 갖춘 LIG넥스원도 예상보다 길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주목받는 방산기업이다. 실제로 러시아가 사용한 극초음속 전략 무기를 우크라이나가 격추하고 방어하는 데 성공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요격무기 및 유도무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동 지역에서도 원유 저장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 피해 및 탄도미사일 위협 방어를 위해 유도무기에 대한 관심이 크다. 우리나라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국가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 횟수가 증가하면서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에 더욱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개최된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는 장거리지대공무기(L-SAM)Ⅱ 사업 기본전략안 등이 의결됐다.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M-SAM)의 성능을 개량한 천궁-Ⅲ의 개발도 결정됐다. LIG넥스원의 역할이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공개적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방산 물자 중심의 투자 선호도가 형성돼 있지만 전략무기의 특성상 외부 노출을 많이 할 수 없는 품목들에 대한 수출 증가 여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 과제의 수행과 납품 시점 등에 따라 분기별 이익률은 달라질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유도무기는 이제 막 전성시대를 맞이했다는 점에서 수출 비중 추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화시스템 역시 전술통신체계 및 항전 장비, 전투체계 및 다기능레이더 등을 담당하는 K방산 주요 기업이다. 전투기와 전차 등 우리나라 전투 체계들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과 기술을 담당한다.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으며 2024년 양산에 돌입하는 한국형 전투기 KF-21에는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AESA레이더가 탑재된다. AESA레이더는 전자파를 주사해 여러 표적물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 관찰하는 부품이다. 전투기의 생존과 직결된다. 최근 폴란드로 수출되고 있는 K2전차도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장치들을 필요로 한다. 전차 능동 방호시스템은 전차를 향해 날아오는 공격을 감지하고 미리 대응해 전차의 생존율을 높인다. 우리나라 전투 체계의 수출이 증가할수록 한화시스템의 실적도 덩달아 높아진다.


한국항공우주(KAI)는 국내 방산 업체 중 가장 많은 수주 잔고를 기록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25조537억원으로 지난해 매출 기준 8~9년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1분기 신규 수주도 가장 많다. KAI는 1분기 1조3775억원 규모의 계약을 새로 따냈다. 말레이시아와 1조2000억원 규모의 FA-50 수출 계약을 맺은 것이 수주 잔고 확대 요인이다. 올 3분기부터는 수주 규모가 본격적으로 실적에도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FA-50 공급으로 올 하반기 8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태국에 고등훈련기 2대도 납품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폴란드와 계약한 FA-50 48대 중 나머지 36대와 말레이시아에 FA-50 18대 공급을 준비한다. 또 20조~25조원 규모의 미 공군 해군 훈련기 및 전술입문기 사업 참여와 4조원 규모의 KF-21 양산 계약도 준비하고 있다.


K2전차의 수출 확대로 현대로템 역시 국내외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로템의 1분기 영업이익(319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35.5% 급증했다. 이 같은 실적은 방산 부문의 역대급 실적에 힘입었다. 수주 잔고(1분기 말 기준)는 14조31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43% 증가했다. 방산 부문만 보면 5조5017억원으로 246% 급증했다. 폴란드군은 K2 전차를 최대 1000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8월 폴란드와 K2 전차 수출 1차 이행계약을 체결해 2025년까지 긴급소요분 180대를 수출하기로 했다. 올해 3월 31일에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 및 계열사와 K2전차 현지 개량형 모델 K2PL 생산 및 공급을 위한 컨소시엄 이행합의서를 체결했고, 본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우주와 방위산업은 첨단기술과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고 국방력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한 시기에 큰 폭 성장하는 경향이 있다"며 "신냉전시대 본격화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은 구조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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