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100세 시대 재테크]퇴직 후의 120000시간

  • 공유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취업컨설팅 업체 잡코리아가 2021년에 조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40대 이상 직장인이 체감하는 평균 퇴직연령은 51.7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기업도 명예퇴직이 있기 때문인지 53.8세, 중견·중소기업이 51.7세, 대기업은 49.5세였다.


평균 51.7세를 반올림해서 52세에 퇴직한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평균수명 83세(2021년 기준)까지만 산다고 치자. 퇴직 후의 인생은 31년이다. 잠자는 시간, 밥먹는 시간 등을 다 빼더라도 하루에 11시간 정도 남는다. 11시간X365일X31년이면 12만4465시간이다. 우리나라 직장인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1915시간(2021년 기준). 12만4465시간을 1915시간으로 나누면 약 65년이다. 퇴직후 31년은 느낌상으로는 현역시절의 65년에 해당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노후설계를 할 때는 평균수명을 기준으로 해서는 곤란하다. 20% 생존확률 연령까지 산다고 가정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 고려대 박유성 교수의 추계에 따르면 1980년생의 경우 20% 생존확률 연령은 100세를 약간 웃돈다(2020년 기준).


앞의 방식으로 계산한다면 52세 퇴직 후 100세까지의 48년은 현역시절의 101년에 해당한다. 이 긴긴 시간을 뭘 하고 살 것인가. 생활비는 또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퇴직 후 노후생활비는 모자라는 경우와 충분한 경우 둘로 나눌 수 있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가정은 대부분 노후생활비가 모자라는 걸로 나타난다. 수명은 늘어난 데 비해 퇴직 시기는 당겨졌기 때문이다.


연령대별로 볼 때 재산이 가장 많은 시기는 50대 퇴직 전후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50대 가구의 가구당 총자산은 6억4200만원. 여기에서 평균 부채 1억800만원을 뺀 순자산은 5억3400만원이다. 그런데 문제는 순자산 5억3400만원 중 4억9500만원이 부동산 가액이다. 그나마도 대부분 살고 있는 집이다. 가용 순금융자산은 3900만원 밖에 안 된다.


우리나라의 평균적인 가정은 보유자산 규모로 보나 연금 준비 정도를 봐도 퇴직 후 30~40년의 생활비를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그렇다고 국가나 자녀·친척의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퇴직 후에도 무슨 일이든 일을 하여 근로소득으로 모자라는 생활비에 보탤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고령층 취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2월 현재 60세 이상 취업자는 577만2000명으로 10년 전인 2013년 2월 273만4000명에 비해 2.1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 2월 기준 60세 이상 고용률은 42.8%로 2013년 2월과 비교해 10%포인트 높아졌다. 2003년 2월 32%에서 2013년 2월 32.8%로 0.8%포인트 높아진 걸 고려하면 지난 10년 사이에 고령층의 고용률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알 수 있다.


문제는 청년실업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고령층이 일을 찾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퇴직 전부터 적극적으로 구직 노력을 해온 사람들이 대개 은퇴 후에도 일자리를 찾았다. 일에 대한 강한 의지야말로 재취업 성공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눈높이를 낮추는 것 역시 중요하다. 젊은 세대가 할 수 없는 일이거나,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하지 않는 일을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내세울 수 있는 주특기를 갖는 것 또한 중요하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해보고 그에 맞는 직종을 정해서 효율적인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 마땅히 내세울 만한 주특기가 없다면 성급하게 일자리를 알아보기 전에 주특기를 만들 수 있도록 재교육부터 받아야 할 것이다.


강창희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대표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