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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CGI환경재단 만든다…행동주의펀드의 이유 있는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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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펀드 성과보수의 10%를 기부하는 환경재단 설립 검토 중
사명 약자 KCGI에서 기업(Corporate) 대신 기후(Climate) 넣어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펀드 KCGI가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아 사명을 변경한다. KCGI(Korea Corporate Governance Improvement Fund)라는 영문 이니셜은 그대로 두고 중간 ‘C’를 기업(Corporate)에서 기후(Climate)로 바꾸는 것이다. 또 ESG 펀드 성과보수의 10%를 기부하는 환경재단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CGI는 다음 달 감독 당국의 인허가 절차를 마친 이후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CI(기업아이덴티티)를 통합할 예정이다. 모회사인 KCGI뿐 아니라 최근 인수한 메리츠자산운용과 헤지펀드 자회사인 KCGI글로벌의 사명도 함께 변경한다. 메리츠자산운용은 KCGI자산운용, KCGI글로벌은 KCGI대체운용으로 각각 명칭을 바꿀 예정이다.


그동안은 KCGI가 국내 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는 행동주의펀드로서의 색채가 강했다면, 앞으로는 자회사인 자산운용사와 대체운용사를 중심으로 해외 투자 확대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후변화 위기 해결을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이미 이차전지 소재 업체 SBTL의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며 "앞으로 저희 ESG 펀드 성과보수의 10%를 기부해 해양쓰레기를 처리하는 재단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귀띔했다.


KCGI의 이런 변화는 최근 자본시장의 큰 흐름이 실질적인 ESG 투자로 확대, 전환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간 KCGI는 기업 지배구조 이슈 중심의 행동주의펀드로서 역할을 해왔다.


강 대표는 2005년 '한국 100대 기업의 지배구조도'라는 보고서를 통해 일약 스타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떨쳤다. 강 대표는 15년간 증권사에서 기업 신용(크레디트) 분석 담당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그는 한국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과 해법이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에 있다고 판단했고 이후 행동주의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가 됐다.


KCGI 설립 후 한진칼과 오스템임플란트를 대상으로 주주행동주의 활동을 폈다. 한진칼의 경우 4년가량 지분을 보유하며 펀드를 운용했고, 오스템임플란트의 경우 새 대주주(MBK파트너스·유니슨캐피탈코리아)에 따른 상장폐지 이슈가 발생해 부득이 단기에 지분을 정리했다. 최근에는 DB하이텍을 상대로 주주서한을 발송하고 본격적인 주주행동에 나섰다. 앞으로 환경문제로 활동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ESG 평가 전문기관 서스틴베스트의 류영재 대표는 "ESG 중에서 거버넌스(G) 개선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행동주의펀드가 환경(E)으로 영역을 넓혀가는 것은 펀드 운용 면에서도 더 많은 투자자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고 전체 사회에 주는 메시지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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