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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황제주’는 다 어디로…에코프로 100만원 터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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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엔씨소프트·태광산업 등 2년 새 주가 반토막
에코프로, 6개월 만에 주가 9배 가까이로 치솟아

올해 들어 국내 증시가 상승 랠리를 펼쳤지만 종가 기준 주가 100만원 이상의 이른바 '황제주'는 한 종목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때 황제주로 불린 LG생활건강·엔씨소프트·태광산업 등의 주가는 실적 부진 같은 이유로 최근 2년 새 반토막 이하로 떨어져 옛 영광은 온데간데없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을 포함한 국내 증시에서 주가가 가장 높은 종목은 에코프로 다. 6일 94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98만2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연초만 해도 10만원대 초반이던 에코프로 주가는 불과 6개월 만에 9배 가까이로 치솟으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해 현재 국내 증시에서 유일하게 황제주 지위를 넘보는 종목이 됐다. 시가총액도 25조1370억원(6일 종가 기준)에 달해 셀트리온·카카오·LG전자 등을 제치고 코스피·코스닥 통합 14위에 올랐다. 다만 에코프로에 공매도 잔고가 1조2000억원이나 쌓여 코스닥 전체 종목 중 가장 많다. 단기 변동성이 워낙 큰 종목이어서 증권가의 '투자유의' 경고가 꾸준히 붙고 있기도 하다. 7일 오전 9시45분 현재 에코프로 주가는 95만3000원으로 전일 대비 1.28% 올라 거래 중이다.


국내 증시에서 에코프로에 다음으로 주가가 높은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6일 74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 삼성SDI(70만3000원), LG화학(66만4000원), 태광산업(61만4000원), LG에너지솔루션(56만5000원), 영풍(54만2000원) 등 순이다. 다만 이들 종목은 80만원 미만이어서 100만원 황제주 등극까지는 갈 길이 멀다.


과거에는 주가가 100만원을 뛰어넘는 황제주가 심심찮게 있었다. 최근 5년 새 주가가 100만원대에 머물렀던 종목을 살펴보면, LG생활건강(2021년 7월1일 178만4000원, 이하 장중 최고가 기준), 태광산업(2019년 3월15일 174만9000원), LG화학(2021년 1월14일 105만원), 엔씨소프트(2021년 2월8일 104만8000원), 삼성바이오로직스(2021년 8월18일 103만4750원) 등 5개다. 하지만 지난해 코스피가 연간 약 25% 하락하는 등 역대급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이들 종목도 황제주 배지를 모두 반납했다.




특히 5개 종목 중 주가 하락률이 가장 큰 종목은 LG생활건강이다. LG생활건강은 44만4500원(이하 지난 5일 종가 기준)에 거래를 마치면서 과거 최고점(178만4000원) 대비 75.1%나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의 연간 영업이익은 2021년 1조2896억원을 기록한 후 2022년 7111억원으로 급감했고, 올해도 6000억원 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3년째 내리막세다. LG생활건강 화장품 수익의 75%를 차지하는 중국이 코로나19 사태 당시 봉쇄 조치를 단행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올해 들어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에 3월께 주가가 상승세를 탔으나 그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다시 하락세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총체적 난국'이라고 지적하면서 "단기간 내 상승 반전은 어렵다는 판단으로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도 29만40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과거 고점(104만8000원) 대비 약 72% 하락했다. 엔씨소프트 주가가 종가 기준 30만원 이하를 기록한 것은 2017년 3월28일(28만9500원) 이후 무려 6년 4개월 만이다. 대표작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게임들의 실적이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그간 이렇다 할 신작 출시도 부진했던 탓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쟁 게임사들의 신작 출시 영향으로 엔씨소프트 라인업의 트래픽,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리니지M은 2분기 6주년 업데이트에도 성수기 효과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도 신작 경쟁 심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엔씨소프트의) 단기 실적을 확인하면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주가가 고점에서 64.4% 떨어진 태광산업은 지난해 2월22일 100만7000원에 거래를 마친 이후 종가 기준 100만원을 넘어선 적이 없다. 지난해 2분기 10년 만에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이 악화해 주가는 60만원대로 떨어졌다. LG화학(-35.6%)도 한때 황제주로 분류됐지만 최근 주가는 60만원대에 그치면서 부진한 모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일 7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고점(103만4750원) 대비 27% 하락한 수치다. 다만 실적은 빼어나다. 2021년 537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984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체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주 경쟁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며 "업황은 7월부터 더욱 호조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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