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다 같은 이차전지주라고?…엘앤에프 개미 울고 에코프로 개미 웃다

  • 공유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최근 3개월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차전지株 대거 포진
코스닥 3개월 순매수 1위 엘앤에프…개인 평균 매수가 대비 -17.33%
에코프로 42.27% 기록…코스피에서도 포스코홀딩스·포스코퓨처엠만 수익권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이차전지주 사랑이 지극하다. 최근 3개월 동안 시장별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안에 이차전지 밸류체인(가치사슬)에 포함된 상장사가 다수를 차지했다. 올해 들어 에코프로 그룹주가 급등하면서 이차전지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에코프로가 최근 재차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이차전지 관련주로 매수세가 번지는 모습이다. 다만 이차전지주 안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4월14일부터 지난 14일까지 3개월 동안 에코프로 주식을 3976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닥 시장 순매수 상위 세번째에 해당하는 규모다. 평균 매수가격은 70만2169원으로 17일 종가 99만9000원 기준 수익률은 42.27%에 이른다.


에코프로 주식은 이날 장중 101만5000원까지 올랐다. 지난 10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까지 올랐다가 장 막판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100만원을 넘어서며 황제주 등극을 노렸으나 1000원 모자란 99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 주가는 이달 들어 32.5% 올랐다. 시가총액은 26조6000억원으로 자회사이자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에코프로비엠(27조3000억원)을 턱밑까지 쫓아갔다.


에코프로는 올 2분기에 매출액 2조132억원, 영업이익 116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63.4% 늘었고 영업이익은 2.1% 감소했다. 외형 성장을 이어가는 에코프로에 대해 대다수 증권사가 분석을 외면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는 '사자' 주문을 연일 외치고 있다. 시장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에도 자회사 상장,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 등의 호재가 대기하고 있어서다.


개인은 3개월 동안 에코프로비엠 주식도 4985억원어치 사들였다. 평균 매수가 26만5308원으로 평가수익률 5.16%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에 매출액 1조9062억원, 영업이익 1147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0.6%, 11.5% 증가했다.




개인이 최근 3개월 동안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엘앤에프다. 5366억원어치나 사들였다. 엘앤에프는 이차전지 소재를 생산하고 있지만 에코프로 그룹주 대비 상승률이 높지 않았다. 엘앤에프 주가가 에코프로 그룹주와 키맞추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달 들어 주가는 7.2% 내렸다. 엘앤에프를 사들인 개인의 평균 매수가는 27만2780원으로 현재가 대비 17.33% 높다. 에코프로 그룹주나 포스코 그룹주와 달리 더딘 원재료 수직계열화와 낮은 소재 국산화율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에서 전체 매출의 80%가량을 올리는 편중 현상도 주가 부진의 원인 중 하나다.


김현태 BNK 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 판매량이 전분기 수준을 기록하면서 2분기 매출이 기대치를 밑돈 것으로 추정한다"며 "판매 부진의 주요 원인은 유럽 수요 위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유럽의 가파른 물가상승과 경기위축 우려, 그리고 양극재 원재료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구매 수요가 이연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 고객사인 T사가 예상을 상회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향 양극재 출하는 지속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 투자자들은 의료 인공지능(AI) 업체 루닛도 2950억원어치 사들였다. 시가총액 2조2000억원을 고려했을 때 순매수 비중이 13.4%에 달한다. 순매수 규모로는 상위 네번째지만 시가총액을 고려한 순매수 비중은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보다 높다. 개인은 루닛 투자로 40%가 넘는 평가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루닛은 사우디아라비아 국가 전략 사업 '비전 2030'의 핵심 과제인 'SEHA 가상병원'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해외에서 의료 AI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사우디 보건부 산하 공공 의료 가상 병원에 흉부 엑스레이 AI 영상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 및 유방 촬영술 AI 영상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MMG'를 설치했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2000곳이 넘는 의료기관에 AI 영상 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가 침투했다"며 "외형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상장사 가운데 에코프로, 루닛, 에코프로비엠을 제외하고는 모두 손실을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알멕 주식도 1300억원 넘게 사들였지만 평가손실률이 17%에 이른다. 상장 첫날 변동폭 확대 이슈로 새내기 주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공모주 투자가 아닌 상장 이후 투자로는 재미를 못보고 있다.


개인이 1000억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한 상장사로는 엔켐·스튜디오드래곤·HLB·천보 등도 있다. 개인의 적극적인 순매수 행진에도 주가는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에서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도 포스코홀딩스·LG화학·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포스코퓨쳐엠 등 이차전지 관련 업체가 이름을 올렸다. 개인들은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1조7732억원어치 사들였고 평가수익률 20.5%를 기록했다. 또 포스코퓨처엠을 4356억원 순매수했다. 평가수익률은 11.6%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가 최근 리튬, 니켈, 양극재, 음극재의 2030년까지의 생산 계획을 공개했다"며 "리튬 42만3000t, 니켈 24만t, 양극재 100만t, 음극재 37만t으로 모든 분야에서 지난해 대비 생산능력 계획을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튬 사업가치를 기존 4조9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극재와 양극재 소재를 동시 생산하는 이차전지 소재업체다. 포스코홀딩스의 이차전지 소재 생산능력 확대 전략에 따라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천연흑연 공급계약 및 인조흑연의 첫 안정적 생산을 기대한다"며 "지속적인 양극재·음극재 수주와 공정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를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개인은 3개월 동안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각각 7804억원, 4437억원 순매수했다. 현재 주가는 개인 평균 매수가보다 낮다. 이 밖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S-오일·LG생활건강·카카오·엔씨소프트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으나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