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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고공행진 이차전지株, 꼭대기층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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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이어 포스코그룹 주가 급등
소재업체 북미 시장 중심으로 실적 개선
평균 적정주가 추월…불안 요인 상존


에코프로 그룹에 이어 포스코 그룹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연일 불기둥을 세우고 있다. 에코프로 주가가 주당 100만원을 넘어섰고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40만원을 돌파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각각 8.8%, 6.9%에 달한다. 코스피 시장에서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 등의 위상도 달라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치고 시가총액 상위 네번째 업체로 도약했다. 포스코퓨처엠도 현대차 순위를 위협하고 있다.


이차전지주들의 급등에는 이유가 있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이차전지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 덕분이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1000만대를 돌파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342만2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1% 늘었다. 전기차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2030년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은 약 47%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이차전지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CATL,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BYD, SK온, 삼성SDI 등 상위 6개사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이차전지 제조업체는 생산능력을 지난해 약 350GWh 규모에서 2027년에 121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북미와 유럽 등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집중한다. 투자 계획대로라면 2027년 해외 생산능력 비중이 95%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적인 이차전지 증설은 핵심소재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핵심 4대 소재 시장은 약 549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이차전지 및 전기차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차전지 소재 시장은 2025년 약 934억달러에서 2030년에는 1476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소재 중 규모가 가장 큰 양극재 시장은 2021년 173억달러에서 2030년 783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그룹, 공격적인 투자로 이차전지 매출목표 상향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 소재 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이차전지 소재사업 부문에서 매출액 6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발표한 매출액 목표 41조원 대비 51.2% 상향 조정했다. 실적 목표치를 상향하고 올해부터 이차전지 소재사업 부문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25년까지 그룹사 전체 투자재원의 46.2%를 이차전지 소재사업에 할당하는 등 앞으로 3년간 본격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포스코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규모의 니켈 광산인 암바토비 니켈광 프로젝트 지분 6.1%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2030년 기준 생산능력 목표치는 리튬 42만3000t(톤), 니켈 24만t"이라고 소개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음극재와 양극재 소재를 동시에 생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을 대상으로 이차전지 주요 소재를 공급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1조8000억원 규모의 양극재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10년 동안 삼성SDI에 약 40조원 규모의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다. 밀려드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까지 6834억원을 투자해 하이니켈계 NCA 양극소재 생산시설을 증설한다. 2030년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능력 목표를 각각 100만t과 37만t으로 잡았다. 2030년 전기차에 들어갈 이차전지 수요 추정치의 1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올 2분기에 매출액 1조1930억원, 영업이익 5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48.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6% 감소했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부터 양극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리튬, 니켈 등은 그룹 내 수직계열화를 통해 내재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에코프로 그룹, 이차전지 소재 수직계열화로 경쟁력 확보

에코프로 그룹은 양극재 소재인 전구체 생산부터 2차전지 자원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포항 영일만1일반산업단지에서 ▲에코프로씨엔지(리사이클) ▲에코프로에이피(고순도 산소·질소) ▲에코프로이노베이션(리튬화합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전구체) ▲에코프로이엠(하이니켈계 양극소재) 등이 공장을 설립 또는 가동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로 성장한 에코프로비엠은 하이니켈계 양극소재 제품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양극소재는 전지의 전압, 용량과 수명 등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액 3조9172억원, 영업이익 22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1.8%, 54.2% 늘어난 규모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그룹사 수직계열화 효과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이어질 것"이라며 "해외진출 및 수직계열화를 통한 명확한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에코프로이엠 등도 그룹 내 주력 계열사로 성장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전구체 생산 업체로 성장한 가운데 에코프로이엠은 하이니켈계 양극소재인 NCA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삼성SDI가 합작해 설립한 에코프로이엠은 2021년 10월 연간 3만6000t 규모의 CAM6 양극재 공장 투자를 완료하고 하이니켈계 NCA 양극재를 생산 중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산업용 탄산리튬을 저렴하게 구매해 고부가 수산화리튬으로 바꾸는 기술을 확보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올해 말 기준으로 연간 2만6000t의 수산화리튬 변환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며 "캐나다와 헝가리에 추가로 투자해 2027년까지 8만2000t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2027년 리튬 내재화율은 26%에서 추가로 상향 조정할 여지가 크다"며 "에코프로 그룹의 양극재 사업에 있어 주요 원재료인 리튬을 싼 가격에 투입할수록 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낙관적 전망을 앞지른 주가, 상승 속도

최근 이차전지 소재업체 주가 상승은 낙관적인 성장 기대감에 쏠림 현상이 더해진 결과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지수가 4월 고점을 돌파했지만, 에코프로 3형제를 제외한 지수는 아직 직전 고점을 넘기지 못했다"며 "코스닥150 지수 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흐름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차전지 관련 업종으로 분류할 수 있는 철강(POSCO홀딩스), 화학(에코프로), IT가전(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담당 애널리스트 실적 추정치 상향은 여전히 공격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내 이차전지 소재업체에 대한 실적 전망치 상향 조정 움직임은 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이 에코프로와 포스코 그룹의 추가 상승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포스코 그룹과 같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실적 목표치를 올리지 않는 이상 증설 계획에 기반한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할 요인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각국 정부의 육성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목표주가 평균치는 48만3000원이다. 24일 종가 64만2000원보다 낮다. 포스코퓨처엠에 대한 목표주가 상향 조정 흐름도 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적정 주가 평균치는 43만3000원으로 현재 주가 54만2000원보다 낮은 상태다.

치열해지는 경쟁이 변수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변수다. 전 세계 양극재 시장의 1~8위 기업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50%를 넘지 않는다. 1위 업체와 8위 업체 간 시장점유율 차이는 2.7%포인트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핵심 4대 소재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위상이 높다. 중국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은 양극재 시장의 58%를 비롯해 음극재(86%), 전해액(59%), 분리막(56%) 등 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중국 소재 업체가 미국을 비롯해 해외로 진출한다면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도입하면서 중국 소재업체의 미국 진출이 어려워졌다. 국내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증설에 나선 이유다. IRA의 핵심 요건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한 니켈과 리튬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핵심광물을 추출하고 가공해야 하는 비중은 2027년까지 매년 10%포인트씩 올라간다. IRA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충분한 광물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 업체들은 IRA 법안을 우회하려는 방안을 찾고 있다. 중국 이차전지 업체 CATL은 포드와 협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포드가 합작법인 지분 100%를 소유하고 CATL 기술 이전에 따른 사용료를 수취하는 사업구조로 미국 정부의 규제를 회피하려 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뿐만 아니라 원자재 가격 변동성도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리튬과 코발트, 니켈, 망간 등 주요 원자재 매장량이 많지 않고 지역 편중이 심하다는 점도 이차전지 소재업체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요소다. 자원국 정치적 상황에 따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데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 이차전지와 전기차 생산원가를 높인다. 전기차 가격을 낮춰 보급률을 빠르게 높이려는 완성차 업계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국내 주요 이차전지 업체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연초 이후 가파른 주가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재 주가가 어느 정도의 미래시점까지 반영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는 있다"고 분석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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