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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지노믹스① 바이오진단 게임체인저 될까…국내에 새로운 해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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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지노믹스의 클리아랩 인수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랩지노믹스 주가는 이달 초 7100원에서 26일 종가 기준 33% 상승했다. 바이오진단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코스닥 라이징스타에 선정됐다.

랩지노믹스는 PCR 진단부터,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염기서열분석) 진단, 면역화학 진단까지 다양한 진단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국내 최상급 진단 전문기업이다. 세 가지 진단 영역 모두를 커버하는 국내 진단기업은 랩지노믹스를 포함 몇 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면역화학기반 방식의 현장진단키트 및 시약 제조에 큰 강점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며, 씨젠은 외인성 질환의 멀티플렉스 PCR 진단키트 제조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기업이다. 세 가지 영역 모두에서 고른 경험을 가진 것은 랩지노믹스의 핵심 경쟁력이다. 여기에 더해 진단 기업 중 몇 안 되는 Central Lab(이하 센트럴 랩) 운영 노하우도 보유한 것이 랩지노믹스의 강점이다.


랩지노믹스가 미국 클리아 랩 인수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이유다. 클리아란 미국 표준 실험실 인증제도로, CLIA 인증을 받은 Lab은 FDA 인허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 LDT(Laboratory Development Test) 진단 서비스 가능하다.


랩지노믹스를 비롯해 다른 진단 업체들이 왜 미국 CLIA Lab(이하 클리아 랩)을 인수하려고 하는지 한국과 미국의 수탁분석검사 시장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짐작해 볼 수 있다.


국내 수탁분석검사 구조는 환자가 병원에 검사를 의뢰하면 병원에서 수탁분석기관(랩, 비영리 의료기관)에 수탁검사를 요청하게 된다. 이후 비용 정산은 건강보험공단에서 검사비 급여를 병원에 지급하고, 병원에서 병원의 이윤을 제한 후 수탁분석기관에 지급하는 구조다.


반면 미국은 환자가 병원에 검사를 의뢰하고 병원에서 수탁분석기관(랩, 영리 법인)에 수탁 검사를 요청하게 되는데, 이후 비용 정산은 사보험 회사에서 병원의 이윤과 별개로 직접 수탁분석기관에 검사비 급여를 지급한다. 또한 사보험이 활성화돼 있는 미국은 공보험이 커버하는 한국 대비 보험 수가가 평균 약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진단과 같은 스페셜 테스트는 6~10배 이상 높기도 하다. 또한 국내에서는 의료법상 수탁분석기관은 비영리의료기관만 영위할 수 있지만 미국에선 수탁분석기관이 주식회사와 같은 영리 기업으로 돼 있다.


클리아 제도는 이러한 수탁분석기관 가운데 미국 CDC에서 클리아 인증을 부여한 랩으로 클리아 인증을 받은 랩들은 FDA 허가 없이 LDT(랩자체개발테스트) 서비스로 진단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미국은 일반인들의 의료 접근성이 매우 낮고 의료수가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이러한 파격적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임상위험이 낮은 체외진단 영역에서는 환자 및 예비환자들이 진단시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는 취지다.


미국의 클리아랩의 시장 규모만 약 70조이며 연 평균 성장률은 3.1%다. 대표적인 업체가 랩콥(LabCorp, 전 로슈진단), 퀘스트(Quest) 같은 업체이며 수십조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가치만 수십조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이 자체적으로 검사에 필요한 진단 시약이나 키트를 선택하여 검사를 수행하기 때문에 미국 진단시장에서는 클리아 랩이 진단제품시장의 선택 헤게모니를 가지고 있다.


과거 국내 대형 분자 진단 업체 S사는 2010년대 초부터 미국의 대형 클리아 랩들에 진단 제품을 공급하면서 미국 시장 진출에 선두에 있었고, 이러한 이유로 경영 실적 대비 높은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다. 2016년 당시 기업가치를 살펴보면, 2016년 연간 매출액 530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에 시가총액은 9000억원 규모로 주가수익비율(PER) 130배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미국 클리아 랩에 진단 키트 공급을 통해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는 국내 진단 업계에 랩지노믹스가 중대형 클리아 랩 인수를 통해 직접 운영하겠다는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이미 센트럴 랩 사업 운영 역량과 미국 클리아 랩에 공급할 진단키트를 보유하고 있어 향후 가파른 외형 성장 가시화에 따라 기업 가치의 재평가가 기대된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국내 진단 업체들의 진단 기술력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기술력은 우수하지만, 국내 진단시장 규모가 미미하기 때문에 많은 회사가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진단회사는 미국 진출을 통해 성장을 꾀하고 있다. 미국 진단시장이 압도적으로 시장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랩지노믹스가 국내 최초로 미국의 중대형 클리아 랩을 인수한 만큼 국내 진단회사들의 미국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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