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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의상장사]자이글③74억에 매입한 설비 191억으로 뻥튀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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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양수 7개월 만에 158% 가치 늘려
자이글 측 “미국 투자사와 협의로 가치 재평가”

썝蹂몃낫湲 이진희 자이글 대표.

코스닥 상장사 자이글이 지난해 12월 인수한 74억원 규모의 시설을 191억원으로 재평가해 현물출자에 사용했다. 아직 외부평가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아 불과 약 7개월 만에 어떻게 시설의 가치가 두 배 반 이상으로 증가했는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이글은 지난 27일 미국 소재 자이셀 JV(ZAICELL JV LLC)의 지분 30%를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자이셀은 자이글과 자이글에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을 하기로 한 XT스팩펀드(XT SPAC FUND LLC.)의 합작사다. XT펀드는 자이셀의 지분 40%를 갖고 있다고 공시했다. 자이글은 자이셀을 통해 미국 내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제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자이글은 전기그릴 조리기구 등을 제조하는 회사다.


이번에 자이글이 자이셀에 출자한 금액은 1500만달러(약 191억원)다. 자이글 전체 자기자본의 절반에 가까운 대규모다. 이처럼 큰 금액을 출자할 수 있는 이유는 현금이 아닌 현물출자이기 때문이다.


자이글은 이번 현물출자로 보유하고 있던 이차전지 제조시설을 자이셀에 넘겼다. 이 시설은 지난해 12월 자이글이 씨엠파트너로부터 양수한 경기도 평택 소재 공장이다. 자이글은 당시 이 시설을 74억원에 양수했다. 구체적으로 토지 54억원, 건물 13억원, 기계설비 7억원 등이다. 더구나 자이글은 이 중 63억원을 기업은행 대출로 마련했다. 실제 11억원의 현금만 투입해 설비를 양수한 셈이다. 자이글은 이렇게 산 공장의 가치를 약 7개월 만에 191억원으로 158% 높게 평가했다.


자이글 관계자는 “씨엠파트너로부터 인수할 당시에는 정확한 가치평가가 어려워 기술과 노하우, 시설 등을 양사가 합의 하에 금액을 산출한 것”이라며 “이후 미국 투자 파트너사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이 시설과 기술 가치 등을 한국 매입 금액보다 더 크게 재평가받아 현물출자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자이글 시설의 가치평가를 맡은 기관은 미국 뉴저지 프랭클린 타운십에 위치한 회계법인 RRBB ACCOUNTANTS+ADVISORS다. 국내에서 자이셀 지분 취득 관련 가치평가를 맡은 곳은 이정회계법인이다.


자이글은 이번에 평가한 의견서를 공시 대상임에도 아직 공시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의견서를 수령한 후 정정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부감사에서 이번 출자 건에 대한 가치평가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자이글이 대규모의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자이글이 자이셀에 현물출자를 진행한 지난 27일까지 300억원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하기로 했던 엑스티 이에스에스 펀드(XT ESS FUND)는 납입일을 오는 9월25일까지로 또 미뤘다. 이번까지 총 세 차례나 납입이 지연됐다.


자이글 관계자는 “자이글의 자이셀 지분 취득 이후로 유상증자를 연기해달라는 투자사의 요청에 따른 조치”라며 “펀드 투자자가 늘어 주주 구성 변화가 조정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XT스팩펀드의 1억달러가 넘는 잔고증명서를 공문으로 접수해 보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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