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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 광풍에도 기관은 실적주 삼매경…펀더멘털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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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7월 네이버·에쓰오일에 러브콜 보내
증권가 “주가 부담 적은 실적 개선주 관심”


개인 투자자들이 이차전지주에 몰려들면서 투기에 가까운 광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기관 투자자들은 7월 한달 동안 실적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의 이차전지 쏠림 현상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 실적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증권가에서는 기업의 펀더멘털에 주목해 상대적으로 주가 부담과 변동성이 적은 실적 개선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순매수 1위 네이버, AI 시대에 성장성 부각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7월 한달 동안 3조2560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조624억원, 2조3439억원의 매수 우위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개인이 이차전지로 장바구니를 채우고, 외국인이 반도체와 이차전지 중심으로 순매수한 것을 감안하면 기관의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기관은 대량 순매도 속에서도 하반기 실적 개선이 확실시되는 종목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7월 기관 순매수 1위 종목은 네이버(NAVER)다. 총 4263억원어치 담았다. 최근 2년여 동안 네이버 주가는 하락세였다. 고금리 시대에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식고 사업성이 떨어져 위험이 부각됐다. 그러나 꾸준한 이익 상승을 주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이 잇따르면서 기관이 다시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특히 최근 사업성이 떨어진 일부 서비스를 통·폐합키로 하고, 초거대 인공지능(AI) 서비스 '하이퍼클로바X' 출시도 앞두고 있어 투심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글로벌 인터넷기업의 주가 상승 흐름에서 소외됐었다"며 "지난 20년 동안 1위 사업자로 쌓아온 검색 노하우가 AI 시대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추천 종목 중 하나로 네이버를 제시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광고 매출 성장 둔화 우려에도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네이버의 예상 영업이익은 1조48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기술주인 메타, 알파벳 등과 주가를 비교했을 때 나홀로 소외되는 현상을 보여 주가 상승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역시 네이버를 추천 종목으로 꼽으면서 "검색 점유율 하락 우려와 무관하게 유로 키워드 검색 수가 견조한 수준"이라며 "하반기에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반기 확실한 수익 개선 '에쓰오일'

기관의 순매수 2위 종목은 에쓰오일(S-Oil)이다. 1138억원어치 담았다. 에쓰오일은 하반기 정제마진 회복 가능성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크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확실한 이익 모멘텀을 근거로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에쓰오일에 대해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역사적 저점이라며 목표주가를 9만원에서 9만6000원으로 6.66% 상향했다. 최영광 연구원은 "유가·정제마진 상승세를 반영해 에쓰오일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4%, 4% 상향한다"면서 "3분기에는 정제마진 강세 속 정기보수가 없어 기회손실이 없으며, 2분기 발생했던 부정적 래깅 효과도 소멸하면서 영업이익이 6202억원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 한달간 국제유가는 배럴당 약 10달러 상승했고, 싱가포르 정제마진도 배럴당 약 5달러 올랐다. 지난 27일 기준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1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과거 평균 5.5달러를 웃도는 호황기 수준이다. 최영광 연구원은 "휘발유 마진 강세와 함께 아로마틱스 제품 스프레드 강세가 나타나는 점과 이에 따른 화학사업 부문 실적 강세가 나타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의 여파로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밑돌았다"면서 "3분기는 정제마진 강세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553%,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6016억원으로 컨센서스(4010억원)를 47%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전체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으로 상반기에 비해 116% 개선되고, 연간 영업이익도 2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반기 턴어라운드 기대감…반도체주도 러브콜

기관이 1017억원어치 순매수한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하반기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6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며 하반기 실적 개선 기대감을 높였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펀더멘털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주목할 만한 업종으로는 반도체를 꼽았다. SK하이닉스가 2분기 영업손실 2조8821억원을 냈지만 1분기(3조4000억원) 대비 적자폭을 줄였고, 삼성전자는 하반기 추가 감산에 나서는 등 하반기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유준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 개선(펀더멘털의 턴어라운드) 가시성이 중요한데 반도체는 이에 부합한다"며 "수급의 무게 중심도 반도체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도 SK하이닉스를 추천 종목으로 제시하면서 "2분기 매출액과 영업 손실은 각각 7조3000억원, 2조8000억원을 기록했지만, 반도체 업황 개선 흐름이 보인다"며 "고대역폭메모리(HBM)라는 차별화된 제품의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이 밖에 기관의 7월 순매수 상위 종목에 대한항공(1064억원), 리노공업(836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각각 순매수 3위, 5위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국제선 중심의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기대가 모이고 있다. 리노공업은 반도체주로, 업황 회복에 따른 소부장 수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편 기관의 탈이차전지주 움직임 영향으로 증시의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유준 연구원은 "최근 이차전지 중심으로 수급 쏠림이 이어지면서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였고, 특히 이차전지를 제외한 종목군의 소외 현상이 심화했다"며 "쏠림 현상이 완화되면서 시장은 균형을 찾아가고 있고, 다수 기업의 실적발표가 집중되면서 내용에 따라 주가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어 기업의 펀더멘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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