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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의상장사]라온시큐어①합병 자회사 가치 1년 새 4배로 부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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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200억 자회사, 870억원으로 평가
5년 후 영업이익 450% 증가 추정치 활용

정보보안 서비스 제공 기업 라온시큐어가 합병을 진행 중인 자회사의 가치를 87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불과 1년 전 200억원대에서 4배 이상으로 높아진 것이다. 회사 측은 현재 영업이익 30억원대인 자회사가 5년 후 영업이익 2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추정치를 제시해 기업가치를 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온시큐어는 지난 6월30일 자회사 라온화이트햇을 흡수 합병하는 안건을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라온시큐어는 라온화이트햇의 지분 49.8%를 보유하고 있다.


라온시큐어는 회사가 보유한 지분을 제외하고 라온화이트햇의 나머지 50.2% 주주들에게 라온시큐어 신주를 발행해주는 방법으로 합병을 진행한다. 회사 측은 합병 비율을 1대 8.235로 책정했다. 라온화이트햇 주식 8주를 라온시큐어 1주로 바꿔주는 방식이다.


합병비율을 산정하면서 라온시큐어는 라온화이트햇의 가치를 870억원으로 평가했다. 라온시큐어의 최근 시가총액은 930억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모회사와 비슷한 규모로 라온화이트햇의 기업가치를 평가한 셈이다.


라온시큐어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라온화이트햇 지분 49.8%의 장부가는 12억원이다. 라온화이트햇 전체 순자산은 140억원이다. 라온시큐어의 순자산은 320억원이다. 순자산 기준 라온시큐어가 라온화이트햇보다 두 배 이상 크다.


또 지난해 6월 라온화이트햇은 한 차례 기업가치를 평가한 바 있다. 이때 라온화이트햇의 기업가치는 200억원으로 평가됐다. 이후 라온에스엔씨를 합병했지만 지난해 라온화이트햇의 전체 영업이익은 오히려 소폭 줄었다.


이처럼 실적이 감소했는데도 라온시큐어는 라온화이트햇의 가치를 약 1년 만에 4배 이상으로 높게 평가했다. 가치를 높게 평가한 근거는 라온화이트햇의 5년 후 영업이익 추정치다. 라온시큐어는 라온화이트햇이 2027년 영업이익 2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추정치를 제시했다.


라온화이트햇은 화이트햇 컨설팅 서비스, 클라우드 기반 계정 및 접근관리를 제공하는 서비스형ID(IDaaS) 인증,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부터 다양한 증명서 및 소유권을 아우르는 블록체인 서비스(BaaS) 등 3가지 영역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0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8억원, 25억원이었고 2021년에는 매출액 85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했다. 라온에스엔씨를 합병한 지난해에는 매출액이 구축형 프로젝트 사업 수주로 192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낮아졌다.


라온시큐어는 이 같은 실적을 기록했던 라온화이트햇이 2027년 매출액 527억원, 영업이익 20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매년 영업이익이 40% 이상 늘어 5년간 총 456%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이를 현재가치로 환산해 수익가치를 산정하고 자산가치와 가중 평균해 라온화이트햇의 주당 가치를 2만728원으로 산정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라온화이트햇의 주당 자산가치는 3240원인 반면 수익가치는 3만2386원으로 10배 이상 높다.


이에 대해 라온시큐어 관계자는 “지난해 라온화이트햇 기업가치는 비상장사의 합병이기 때문에 상증법상 평가 방법을 적용했고 이번에는 상장사와 비상장사의 합병이라 자본시장법,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가치 평가를 진행했다”며 “라온화이트햇과 유사업종 기업들이 상장해 기업가치 1500억~2500억원을 형성하고 있어 이번 라온화이트햇의 기업가치는 높게 평가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라온화이트햇은 라온시큐어의 100% 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이다. 임시 주주총회에서 참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 3분의 1이상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주주총회를 위한 주주확정일은 오는 31일이고 주주총회는 10월16일 개최된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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