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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의상장사]라온시큐어②이순형 대표만 배부른 합병…소액주주 지분가치 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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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후 이순형 등 특수관계인 지분 19%→40%
신주 발행으로 소액주주 지분가치는 희석

썝蹂몃낫湲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이사.


정보보안 서비스 제공 기업 라온시큐어가 자회사 라온화이트햇을 고가에 인수하면서 이순형 라온시큐어 대표와 특수관계자들이 대규모 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소액주주의 지분가치는 신주 발행으로 희석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라온시큐어는 흡수 합병하는 자회사 라온화이트햇의 지분 49.8%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중 43.18%는 이순형 대표와 이정아 사장 등 특수관계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합병은 라온시큐어의 신주를 라온화이트햇의 주주들에게 합병 비율만큼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회사 측은 라온화이트햇의 지분가치를 라온시큐어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의 871억원으로 평가한 후 합병 비율을 1대 8.235로 정했다. 라온화이트햇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라온화이트햇 주주들이 라온시큐어 주식을 많이 가져가는 구조다.


합병 신주는 1735만9125주가 발행된다. 현재 라온시큐어 총 주식 수의 45%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라온시큐어는 회사가 보유한 라온화이트햇 지분에 대해서는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다. 이에 합병 신주는 대부분 이 대표와 특수관계자들이 가져가게 된다.


합병 후 이 대표와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은 껑충 뛰게 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이 대표와 특수관계자들의 라온시큐어에 대한 지분율은 19.37%인데, 합병 후에는 지분율이 40%대까지 치솟는다.


특히 ‘비티앨’이라는 회사가 이번 합병으로 라온시큐어 지분 16.49%를 확보할 예정이다. 비티앨은 2018년 이순형 대표가 라온디앤디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자본금 2억1000만원 규모의 법인이다. 현재 이 대표는 사임했지만, 1인 사내이사이자 대표이사로 박종원 라온시큐어 경영지원본부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비티앨은 2021년 4월부터 지난 4월까지 45차례에 걸쳐 라온화이트햇의 주식 18만7147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주당 평균 매입가는 2014원이다. 마지막 매입 이후 약 3개월 만에 라온화이트햇의 주당 가치는 2만728원으로 평가됐다. 이번 합병이 성공하면 비티앨은 10배가량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이순형 대표와 경영진 등 특수관계자들은 대규모 이익이 기대되지만 일반 소액주주들의 주식가치는 희석될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유통주식수의 절반에 가까운 물량이 새로 발행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라온시큐어의 지분 5%를 갖고 있던 투자자라면 이번 합병 후 지분율이 3%대로 줄어든다. 소액주주가 빼앗긴 의결권 등 주주권리는 고스란히 이순형 대표 등 지배주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합병 후 기업가치가 증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미 라온시큐어는 라온화이트햇의 실적을 연결재무제표로 한 회사처럼 반영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라온시큐어의 시가총액은 1년 넘게 1000억원대에서 움직였다.


이에 대해 라온시큐어 관계자는 “라온화이트햇은 독자적으로 기업공개(IPO)를 할 수 있는 실적 요건을 갖췄지만 라온시큐어와 시너지 효과를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며 “라온화이트햇의 기업가치가 라온시큐어에 반영되는데 그에 대한 대가를 절반만 지급하고 합병시킨 것이기 때문에 주주가치 제고의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는 오는 10월16일 개최된다. 주주총회를 위한 주주확정일은 오는 31일이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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