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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이 오르는 금리…기업들, 회사채 발행 몸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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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부동산 위기에 국내 PF부실 우려…국채금리 연중 최고치
회사채 발행 시점 늦추는 분위기…금리 양극화 재심화 조짐

중국 부동산 업체 연쇄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와 미국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에 시장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다. 상반기 결산과 휴가 동안 회사채 발행을 잠시 멈췄던 기업들이 8월 중순이 훌쩍 지난 시점에도 금리 변동성에 몸을 바짝 움츠리는 모양새다.


18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전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한 때 2008년 이후 최고치인 4.328%까지 치솟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추가 인상을 주장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다수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금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미국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하고 미국 대형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경고를 내는 등 크레디트 시장의 불안 요인이 커진 것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국 금리 불안에 더해 중국 부동산 위기로 아시아 자본시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금리 변동성도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 국채 3년물 금리는 3.80%에 육박했고 국고 10년물 금리는 4%를 넘어설 기세다. 전날 10년물 금리가 한 때 3.9%를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회사채 발행 금리는 같은 만기의 국채 금리에 기업 신용도에 따라 더해지는 가산금리(신용 스프레드)를 붙여 정한다. 최근 국채 금리 상승과 더불어 신용 스프레드까지 동반 상승할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신용등급 AA인 기업이 발행한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금리는 올해 5~6월 4% 내외에서 움직이다가 최근 4%대 중반 수준으로 상승했다. 5% 내외이던 A급 기업의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도 5%대 중반 수준까지 올랐다. 최근의 국내외 금리 상승 분위기를 반영하면 실질적인 회사채 조달 금리는 이보다 더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세대로라면 AA급 기업의 회사채 조달 금리가 5%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높아진 금리 부담에 기업들도 자금 조달에 신중해지는 것으로 관측된다. 여름휴가 기간에 돌입하면서 급감했던 공모 회사채 발행은 8월 들어서도 계속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8월 들어 이날까지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은 동원F&B가 단 1건 밖에 없었다. 8월 하순에 SK실트론, 롯데케미칼, 포스코인터내셔널, 현대로템 등이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예년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물량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중국 부동산 위기 등으로 당분간 금리 상승 추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금리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회사채 발행 시점을 다소 늦추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휴가 기간과 반기 결산으로 소강상태를 보이던 회사채 발행시장 분위기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우량 기업과 비우량 기업 간 금리 양극화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AA급 기업과 A급 이하 기업 간 금리 격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국 부동산 회사의 연쇄 디폴트와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신용 이슈가 다시 불거지면서 우량 기업과 비우량 기업 간 조달 금리와 투자 수요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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