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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혁명](64)AI 회계사가 기업 재무분석 3분 만에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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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술 '원장 마이그레이션'으로 엑셀 재무정보 분석
기업 재무 전문인력 부족한 중소·벤처기업 비용 절감
챗GPT 연동 개발중

썝蹂몃낫湲 이봄(에이미 리) 아이씨 대표.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직업으로 회계사·세무사 등이 자주 거론된다. 기업 경영이나 재무상황에 대한 수치적 정확성이 요구되는 직업이라 인간이 AI의 처리능력을 따라갈 수 있겠냐는 생각에서다. 전 세계적으로 회계·세무 관련 AI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현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불투명한 미래에 불안해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우리나라에도 AI가 회계사처럼 기업 재무상황을 분석하고 관리해주는 플랫폼이 최근 등장했다. 지난해 3월1일 설립된 신생 스타트업 '아이씨'(Aicy)가 만든 동명의 서비스다. 인공지능을 뜻하는 'AI'와 효율성을 뜻하는 'Efficiency'를 조합해 'AI를 통한 기업 효율성 극대화'라는 기업 목표를 플랫폼 이름에 담았다. 이봄(에이미 리) 아이씨 대표는 "과거 전사적자원관리(ERP) 분야의 한 스타트업에서 기업설명회(IR) 총괄을 맡으며 재무·회계 임원들과 대화할 기회가 많았는데 이들이 재무정보를 활용하고 관리하는 데 많은 어려움과 불편함을 겪고 있었다"며 "실무자들도 엑셀 단순 반복 작업으로 업무 부담에 시달리고 있어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씨가 독자 개발한 AI 기술 '원장 마이그레이션'은 특정 규칙에 기반해 기업의 엑셀 원장(거래장부) 파일을 읽을 수 있다. AI가 엑셀을 읽은 뒤 플랫폼에 적용된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기술이 회계사처럼 보고서를 작성해준다. 통상적으로 회계사가 한달치 재무분석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평균 10~16시간의 작업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아이씨는 이를 3분만에 해결한다. 이 대표는 "규칙기반 AI로 전 세계 모든 계정별 엑셀 원장 파일 데이터 추출 엔진을 가동해 재무분석 작성과 재무진단 자동화 모델을 도입했다"며 "이를 통해 재무 핵심성과지표(KPI)를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원은 충분하지만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싶은 중견·중소기업에서는 아이씨 월간재무분석 서비스로 업무 프로세스 최적화와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IT솔루션 기업 커넥팅소프트웨어(Connecting Software) 조사에서 전 세계 기업들이 IT에 지출하는 비용의 39%가 시스템과 자사 재무 데이터의 연동을 위한 지출이었다. 내부에 재무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아웃소싱 비용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하나로 모은 재무 데이터를 필요에 맞게 가공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간과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나 실수 등을 해결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썝蹂몃낫湲 재무관리 플랫폼 '아이씨' 서비스 이미지.(사진출처=아이씨)

현재 아이씨가 제공하는 재무분석과 진단 서비스 등은 모두 기업의 과거 정보에 기반한다. 스타트업처럼 기업 내부에 재무 전문인력이 부족한 경우 기업 정보를 통해 고유의 재무적 인사이트를 얻거나 미래 계획을 수립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이씨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화두인 '챗GPT' 등 생성형AI를 접목하는 방안을 개발중이다. 이 대표는 "재무 전문가가 아니어도 재무 지표별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도록 생성형AI를 활용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또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부채비율 등 핵심지표에 대한 업종별 평균값과 이상적인 값 등을 제공해 우리 기업의 재무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생성형AI 발달로 앞으로 기업의 재무관리 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 대표는 "2021년 다국적 IT 기업 오라클(Oracle)은 재무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진은 사람보다 AI를 포함한 기술을 더욱 신뢰하고 있다는 조사를 발표했다"며 "손익분석, 내부통제, 송장작성 등에서 AI가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재무회계 시스템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글로벌 재무계획분석(FP&A) 시장은 연평균 16.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업에 알맞은 재무 인사이트 도출과 미래 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정성적 분석도 필수"라면서도 "AI 기술이 재무회계 업무를 모두 대체하기보다는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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