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금과 신용카드 결제가 어려운 중국에서 별도의 앱 설치 없이 기존 카카오페이 앱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편리성과 현지에서 손잡은 알리페이플러스의 광범위한 가맹망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18일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중국 베이징에서 특파원단 대상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가맹점과 사용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중국 내 결제 서비스 시작 5개월만인 8월 중국 내 이용자 수(MAU)는 108배, 결제 건수는 193배 증가했다"면서 "결제액 역시 1263배 대폭 성장했다"고 밝혔다.
2018년부터 중국 알리페이와 서비스 관련 실무 논의를 시작한 카카오페이는 지난 3월 알리페이플러스의 중국 전 지역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연동 테스트를 마무리했다. 알리페이가 중국인들을 위한 결제서비스라면, 알리페이 플러스는 해외 이용객을 위해 별도의 서비스와 수수료 체계를 수립한 맞춤형 서비스·가맹망이다. 이번 서비스 연동은 한국인이 중국 내 알리페이플러스의 수천만개 가맹망에서, 별도의 앱 설치 없이 기존 카카오페이 앱을 그대로 이용해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소한의 금융 거래 정보 외에 파트너사인 알리페이플러스 측에 사용자의 개인정보는 공유되지 않는다.
카카오페이가 알리페이플러스의 가맹망을 독점적으로 공유하고 있지는 않다. 네이버페이 역시 결제 서비스 연동을 마쳤고,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그룹은 토스에 최근 1000억원대 투자를 단행하며 2대 주주가 됐다. 향후 다각도의 사업 협약과 연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대표는 이와 관련해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플러스의 네트워크 설계 단계에서부터 파트너로 함께했다"면서 "알리페이를 사용하는 중국인 여행객이 한국을 찾을 경우, 역으로 카카오페이 가맹망을 이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알리페이플러스와는 협업 모델에 있어 더 함께 끈끈하게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결제 수수료 측면에서도 기존의 카드 결제와 비교해 이용자에게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신 대표는 "합리적인 수준의 환전 수수료와 결제망 제공업체에 돌아갈 수수료가 부과된다"면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신용카드 결제보다는 경쟁력 있는 수수료"라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중 유일하게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에 왔을 때 카카오페이 가맹점에서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로 결제할 수 있는 인바운드 해외결제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알리페이플러스 네트워크로 연결된 알리페이(중국), G캐시(필리핀), 터치앤고(말레이시아),트루머니(태국), 티나바(이탈리아), 페이페이(일본) 등 한국 방문객의 약 80%를 차지하는 아시아 주요 국가 페이 사업자들과 기술 연동을 완료?추진하는 한편, 소상공인들이 관광특수를 누릴 수 있도록 QR 인프라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서비스 초기 성과도 나쁘지 않다. 9월 둘째 주 기준 방한 중국 관광객들의 카카오페이 가맹점 일평균 결제 건수는 한 달 전 대비 50%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의 단체 관광 허용에 따라 더 많은 관광객이 유입된다면 국내 가맹점의 매출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 대표는 "연내 중국 내 80% 이상의 결제처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경쟁사들과도 함께 시장 자체를 키울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