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Why&next]자산 매각 서두르는 에너지 공기업들

  • 공유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에너지 공공기관들이 자산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여러 차례 매각 시도에도 팔리지 않은 유휴자산의 가격을 낮춰 시장에 내놓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부동산 매각을 압박하자 가격을 깎아서라도 매각·임대하는 등 자산 효율화에 속도를 내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19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최근 한국남부발전은 유휴자산 매각 예정가격을 10% 감액하는 내용을 담은 안건을 이사회를 통해 의결했다. 남부발전은 지난달 말 8차 이사회를 열고 2회 이상 유찰된 사택 1채와 토지 4필지 등 유휴부동산의 매각 예정가격을 10% 낮추기로 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에 따른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의 일환"이라며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에 따라 예정가액 감액안을 이사회를 통해 의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 경매에 나온 부동산은 유찰 시 자동으로 경매시작 가격, 즉 최저입찰가가 낮아진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서울 아파트는 20%씩 감액된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압류된 세금 체납자 재산이나 국유재산을 공개적으로 파는 공매도 유찰될 때마다 10%씩 최저입찰가가 낮아진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일반자산은 최저입찰가를 낮추려면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남부발전이 매각예정가액을 10%씩 낮춤에 따라 앞서 9차례 유찰된 울산 매암동 공장부지(995㎡)의 최저입찰가는 6억1500만원에서 5억5350만원이 됐다. 5회 유찰된 부산 사택(47.8㎡)도 최저입찰가가 1억5210만원으로 낮아졌다. 제주 수산리 임야 3필지(1만9137㎡)도 2억6703만원 이상으로 입찰하면 낙찰이 가능하다. 토지 4필지와 사택 1채 등 5개 부동산의 최저입찰가가 10억8070만원에서 9억7263만원으로 낮아진 것이다. 남부발전은 오는 20~21일까지 해당 물건에 대한 입찰을 진행하고도 유찰될 경우 이사회를 통해 추가 감액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온비드에 따르면 한국전기안전공사도 올 2월부터 매각을 추진한 제주 노형동 업무시설(토지 90.96㎡·건물 719.93㎡) 매각이 수차례 유찰되자 최저가를 15억1396만원에서 13억6256만원으로 10% 감액했다. 해당 입찰은 오는 22일까지 진행된다.


한국전력공사는 임대 물건의 최저입찰가격을 낮췄다. 한전은 대구 비산동에 위치한 4층짜리 서대구지사 별관 3층(244.7㎡)을 올 2월 임대로 내놨다. 하지만 3차례 유찰되자 결국 한전은 4차부턴 최저입찰가를 1840만원에서 1656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현재 5차 입찰이 진행 중이다. 또 경기 서수원지사 1층 일부 임대가격도 1452만원에서 1307만원으로 감액했다. 광명지사 4층(847㎡) 임대의 경우 첫 입찰부터 최저입찰가를 감정가(7920만원)보다 10% 저렴한 7128만원으로 책정했다.


공공기관들이 이처럼 가격을 깎아 매각이나 임대에 나선 것은 그만큼 자산 효율화 진행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혁신 방안으로 ▲조직·인력 효율화 ▲자산 효율화 ▲복리후생 개선 ▲예산 효율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2~2023년 자산 효율화 계획 규모는 6조8000억원이지만 올 3월 말 기준 실적은 20.6%인 1조4000억원에 불과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침체 영향에 공공기관들의 부동산 매각 등 자산효율화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격은 해당 공공기관이 정하는 것이고, 정부가 '손해가 나더라도 팔라'고 할 순 없겠지만 몇몇 공공기관의 사례처럼 유찰 횟수와 시장 여건에 따라 최저입찰가를 탄력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