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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전지'에 몸집 커진 코스닥…일평균 거래대금, 코스피 첫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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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월 일평균 거래대금 코스닥 10조8160억, 코스피 10조320억원
이차전지·로봇 등 테마주 광풍…매매 회전율 높은 개인 투자자 대거 몰려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사상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상반기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이차전지 관련 테마주에 역대급 수요가 몰린 데다, 매매 회전율이 높은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확대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1월2일~9월15일 기준)은 10조81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의 일평균 거래대금(10조320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아직 4분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연간 일평균 거래대금 기준으로 코스닥이 코스피를 앞선 것은 1996년 코스닥시장이 출범한 지 2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증시 거래대금은 코스닥·코스피 모두 2020~2021년에 역대급 규모를 보였다. 2021년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86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적인 긴축 탓에 6조9000억원으로 줄었다가 올해 10조원대로 반등했다. 지난해 대비 약 57% 늘어난 수치다. 2021년 규모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20년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의 거래 규모는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딘 상태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2020년 12조2000억원에 이어 2021년 15조4240억원을 기록하며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에는 9조원으로 대폭 줄었고, 올해도 10조원대 초반에 머무르며 약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별 추이를 살펴보면, 1월까지는 코스피 거래대금이 많았지만 2월부터 석달 연속 코스닥이 우위를 점했다. 지난 2~4월 코스닥 누적 거래대금은 총 749조1250억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608조7500억원)보다 140조3750억원 많았다.


이 시기는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이른바 '에코프로 형제'로 대표되는 이차전지 섹터에 그야말로 투자 광풍이 불던 때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의 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에코프로가 약 41조원으로 가장 많았다. 에코프로비엠·POSCO홀딩스·엘앤에프·포스코퓨처엠·금양 등이 뒤를 이었다. 개인 매수 1~6위를 이차전지 테마 종목이 싹쓸이했다. POSCO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을 제외한 4개 종목이 코스닥 상장사다. 순매수 규모로는 POSCO홀딩스가 총 4조19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에코프로(1조8060억원), 에코프로비엠(9610억원) 순이었다. 순매수 1~3위 종목이 일제히 이차전지 테마주였다. 이 세 종목에 쏠린 개인 순매수 자금만 약 7조원에 달했다.


이후 5~7월은 코스피의 거래 규모가 많았다. 그러다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는 다시 코스닥이 우위를 점하면서 현재까지 연간 누적 기준으로 앞서고 있다. 이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역대 처음으로 코스닥이 거래 규모에서 코스피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수 등락률로도 올해 들어 코스피는 약 16% 오른 데 그친 반면 코스닥은 약 32% 오르면서 큰 차이로 압도했다. 코스피가 아닌 코스닥에서 주가가 100만원을 돌파하는 이른바 '황제주'가 탄생한 것도 상징적 사건이다.



개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커진 것도 코스닥 활황의 요인 중 하나다. 모래알 같던 개인 투자자들은 특히 유튜브나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투자정보를 빠르게 주고받으면서 이차전지와 같은 특정 섹터를 점령하면서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를 압도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에서 개인의 거래 비중은 절반가량인 반면 코스닥에서는 80~90%를 차지한다"며 "올해 기관 투자자 영향력이 극도로 위축된 모습이고 외국인도 매매 추이가 오락가락했던 반면, 개인은 집중 매수로 응집력 있게 대응했다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뜨거웠던 이차전지뿐만 아니라, 코스닥 시가총액 10위권에 진입한 레인보우로보틱스처럼 로봇과 같은 신성장 산업에도 개인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코스닥에서 매매 활발했다"고 덧붙였다.


개인의 높은 자금 회전율도 코스닥이 코스피를 누른 배경 중 하나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의 규모가 훨씬 크니까 (통상적으로 거래대금도) 코스피가 많은 게 당연한데, 올해 그렇지 않았던 이유는 이차전지와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으로 유추할 수 있다"며 "올해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 매매한 이차전지 종목은 코스닥에 많이 포진해 있는데, 개인 투자자의 매매 회전율은 통상 기관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높은 이차전지 종목의 매매가 활발하다 보니 거래대금도 자연스레 급증한 것이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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