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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배당훼손 가능성 논란…엇갈린 증권가 시각에도 외국인은 순매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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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 발언으로 배당정책 변화 우려 제기
"구조조정 없다" 공언에 배당 훼손 가능성 작을 듯
호실적에 외국인은 8월부터 KT 주식 1400억 순매수

KT가 배당 감축설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이에 따른 전문가들의 투자 의견까지 엇갈리면서 주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다만 호실적을 기록해 주가에 호재인 데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KT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 KT 배당 감축 논란이 본격 등장한 시점은 지난 7일 KT 기자간담회다. 당시 김영섭 KT 대표가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앞으로 써야 할 돈을 지금 환원하는 것"이라며 "성장 잠재력과 그 기반 축적을 기본으로 삼을 것이며, 주가는 미래 성장성이 커야 오른다"고 언급했다. 시장은 배당 확대로 주가 부양과 주주가치 제고를 추구했던 전임자의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해 KT의 고배당 정책 변경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SK텔레콤·LG유플러스와 더불어 고배당 통신주로 꼽히는 KT가 배당정책 변화를 시사하면서 불확실성이 생기자 주가도 영향을 받아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KT 투자 전략 관련 리포트를 꾸준히 발표하는 하나증권의 김홍식 연구원이 KT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3만3000원으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배당 감축설이 들끓었다. 김홍식 연구원은 KT가 구조조정을 실시할 경우 대규모 희망 퇴직금 지급으로 배당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김영섭 CEO 취임 후 조직개편이 본격화되는 양상인데, 만약 조직 슬림(간소화)·통폐합 속에 희망퇴직이 실시된다면 올해 초부터 우려했던 KT 이익 급감과 배당 감축 가능성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9년 전 KT는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했고, 이때 지출된 일회성 인건비 1조2000억원이 영업비용으로 반영됐다. 이번에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면 5000억~1조5000억원의 인건비가 당기 비용으로 처리돼 올해 4분기에 반영될 공산이 크다. 2026년 3월까지가 임기인 김영섭 대표는 본인 입장에서 중요한 2024년 실적을 굳이 건드릴 필요가 없다. 김홍식 연구원은 "KT가 지난해와 동일하게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해도, 주가가 3만3000원이면 기대배당수익률이 5.9%에 불과하다"면서 "경쟁사 SK텔레콤의 주당배당금(DPS)이 자사주 소각으로 해마다 2~3%씩 늘어날 전망인데 반해, KT의 DPS 성장은 불확실한데 기대배당수익률마저 SK텔레콤보다 1%나 낮다"고 말했다. 이어 "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 속에 외국인 매수세가 나타나고 있어 수급상 강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10월에도 추세가 유지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만0000원을 유지했다. KT가 실적을 꾸준히 개선하고 배당정책을 훼손할 가능성이 작다는 이유에서다. 김회재 연구원은 "KT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 없고, 6G(2030년 예상) 이전까지 대규모 시설투자(CAPEX) 계획도 없으며, 뛰어난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배당정책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은 작다"라고 설명했다.



KT는 2002년 민영화 후 배당성향 50% 이상 또는 최소 DPS 2000원의 정책을 유지했다. 그러다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초반 KT의 상용화가 주파수 재활용 이슈로 지연되는 과정에서 실적이 부진해졌고 2014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 정책을 사실상 중단했다. 이후 명확한 정책은 없었다. 다만 2015년 DPS 500원, 2016년 800원, 2017년 1000원, 2018~2019년 1100원으로 실적 개선에 따라 배당도 점진적으로 늘었다. 이 기간 평균 배당성향은 42%였다. 2020년 신임 CEO의 3년 임기 동안 제시한 배당성향은 50% 이상이었다. 김회재 연구원은 "올해 새로운 CEO가 선임됐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직전 배당정책의 유효기간이 종료돼 새로운 배당정책이 등장할 예정"이라며 "조직 정비와 인사가 마무리되는 11월 초, 3분기 실적 시즌 전후가 배당 등의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할 적기"라고 판단했다. CEO 임기에 맞춰진 정책이 될 수도 있고, CEO 임기와 무관한 정책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봤다.


증권가의 시각이 엇갈리는 가운데 결국 관건은 대규모 구조조정 여부다. 다만 김영섭 대표가 간담회에서 "대규모로 인위적 구조조정을 감행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몇천명 규모의 인위적 구조조정은 올해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우려하는 수준의 비용 손실은 없을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KT의 주가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6826억원, 영업이익 4974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7%, 9.83% 증가한 수치다. 2분기에도 2011년 이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를 발판으로 상반기 영업이익도 2년 연속 1조원을 넘겼다.


이런 호실적에 외국인은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순매수액은 1400억원이 넘는다. 모건스탠리는 KT에 대해 "지배구조 리스크가 해소되고 있으며 견고한 펀더멘털과 가치평가(밸류에이션)가 매력적"이라며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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