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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관.종.]단숨에 로봇 대장주에 오른 두산로보틱스…협동로봇 성장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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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기준 국내 1위, 글로벌 4위…이르면 내년에 흑자전환 가능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하반기 하반기 단기적 실적 둔화 불가피

편집자주성공 투자를 꿈꾸는 개미 투자자 여러분. ‘내돈내산’ 주식, 얼마나 알고 투자하고 계신가요. 정제되지 않은 온갖 정보가 난무한 온라인 환경에서 아시아경제는 개미 여러분들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돼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한 주 동안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종목 조회 수 상위권에 오른 기업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협력사, 고객사, 투자사 등 연관 기업에 대한 분석까지 함께 전달합니다. 기업의 재무 상황과 실적 현황, 미래 가치까지 쉽게 풀어서 전하겠습니다. 이 주의 관심 종목, 이른바 ‘이 주의 관·종.’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로 주목받았던 두산로보틱스가 상장과 동시에 로봇산업 '대장주'에 등극했다. 그간 메말랐던 IPO 시장에 투자금이 대거 쏠리면서 삼성전자가 지분 투자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을 가뿐하게 제쳤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 등으로 두산로보틱스가 국내 1위, 글로벌 4위인 협동로봇 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아서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5년께부터 흑자로 전환한 후 본격적인 성장 가도를 달릴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이틀째인 지난 6일 두산로보틱스 시가총액은 총 3조3580억원을 기록하며 유가증권시장 전체 89위를 기록했다. 국내 대표 로봇 기업 중 첫 코스피 상장이다. 로봇 관련 종목으로만 범위를 좁히면 코스닥시장의 레인보우로보틱스(2조6840억원)보다 약 7000억원 높아 1위에 올랐다. 주가는 상장 첫날인 지난 5일 장중 공모가(2만6000원) 대비 260% 높은 6만7600원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를 제치고 개인 투자자 순매수 1위(2730억원)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상장 첫날 종가가 이른바 '따상(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도달)'에 조금 못 미치는 5만14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상장 종목의 최대 가격 상한폭(400%)을 의미하는 '따따블'을 기대한 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운 흐름을 보였다. 다만 전날 미국의 국채금리 급등 및 강달러 여파로 코스피가 2%대 급락하는 등 장세가 불안정했던 것에 비춰보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협동로봇은 단독으로 생산활동을 하지 않고, 로봇과 사람의 협업을 통해 작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도 시장이 초기 단계이고 기존에는 주로 산업용 로봇 중심으로 개발돼왔지만, 갈수록 활용처가 다양해지고 있어 확장성이 매우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협동로봇의 연간 신규 설치 대수는 지난해 기준 4만5000대를 기록, 전체 산업용 로봇 설치 대수의 9% 수준에 불과하다. 앞으로 다양한 활용도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2030년까지 매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협동로봇의 최대 장점은 인건비 대비 저렴한 비용이다. 갈수록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부족으로 인건비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협동로봇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미 국내 최저임금과 비교하더라도 협동로봇의 가격 경쟁력은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인건비가 높은 북미·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협동로봇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앞으로 인공지능(AI) 등 기술 진보와 다양한 소프트웨어와의 결합으로 활용법이 더욱 다양해지면 성장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노동비 증가, 인구 감소 등 사회구조적 변화와 코로나19 이후 자동화 수요 증가, 다양한 로봇 기업들의 협동로봇 라인업 확충 등 역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협동로봇의 생산량 증가에 따른 단위당 고정비 하락, 기술 개발에 따른 단가 절감 등을 야기해 선순환 구조를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015년 설립된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과 로봇 솔루션 패키지, 로봇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개발·제조·판매하는 로봇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협동로봇 시장에서 매출액 국내 1위, 글로벌 4위를 기록했다. 매출액의 국내 비중이 약 32%, 해외가 약 68%로 해외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최대 강점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이 꼽힌다. 두산로보틱스는 13개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1위 로봇기업인 유니버셜 로봇(Universal Robots)(5개)보다 월등이 많은 규모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 글로벌 로봇 시장점유율은 미국·덴마크 기업 유니버셜 로봇이 약 36.1%로 가장 높고, 이어 일본의 화눅(FANUC) 14%, 대만의 테크만 로봇(Techman Robot) 6.5% 등 순이다. 화눅과 테크만 로봇의 시장점유율은 두산로보틱스보다 우위에 있지만, 제품 라인업은 각각 5개, 10개에 불과하다.


특히 20~25kg의 가반하중(로봇이 들어올릴 수 있는 최대 무게) 협동로봇(H시리즈)을 생산하는 기업은 현재 전 세계에서 두산로보틱스가 유일하다. H시리즈 협동로봇 시장에서는 압도적 1위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5년(2018~2022년) 두산로보틱스의 연 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무려 46.1%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경쟁사인 화눅(25.4%), 테크만 로봇(5.4%)을 월등히 앞선 것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매출액 450억원, 영업손실 13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 237억원, 영업손실 99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매출액 670억원, 영업손실 7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까지는 높은 고정비·판관비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협동로봇 시장의 빠른 성장세를 고려하면 이르면 내년 늦어도 2025년에는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자체적으로 제시한 2030년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7663억원, 영업이익 2133억원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협동로봇 시장의 빠른 성장 및 침투율을 감안할 때, 이르면 2024년 두산로보틱스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매출 확대를 위해 두산로보틱스는 제품 라인업 확대 및 솔루션 판매 확대, 소프트웨어 판매 등을 병행하고 글로벌 SI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와 지분 투자도 적극 추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협동로봇 수요는 전방산업의 경기에 절대적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최근의 대외 불확실성은 두산로보틱스 주가에 부정적 요인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거론되고 있어 전반적으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 사태까지 터지면서 금융시장이 출렁이는 모습이다. 로봇산업은 대표적인 미래 성장 분야로 꼽히는 만큼 경기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올해 하반기 두산로보틱스의 단기적 실적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로봇산업의 장기 성장성 전망에는 사실상 이견이 없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협동로봇 시장의 역사 자체가 길지 않고, 상장된 해외 기업도 별로 없어 유의미한 비교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앞으로 커질 시장에서 유의미한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기존 산업용 로봇은 강한 힘으로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작업자의 안전을 위한 안전 칸막이가 필요했지만, 협동로봇은 한 사람의 작업공간 정도를 차지하면서 안전하고 미세한 움직임이 가능해 안전성이 확보된 로봇인 만큼 산업·비산업 구분없이 쓰임새가 다양하다"라며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노동력 공급 불균형으로부터 야기되는 협동로봇 수요 증가를 감안한다면 (두산로보틱스의) 이익 달성 시점은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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