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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중심 AI 작곡 시장, 대기업 자본에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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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작년 포자랩스 2대주주로
KT는 AI 작곡 기술 보유한 '주스' 인수

국내 인공지능(AI) 작곡 시장이 전성기를 맞았다. 이 시장의 성장성을 알아본 대기업들이 지갑을 열어 투자금을 꺼내 들었다. 서비스 출시·수익 창출도 본격화 되고 있다.


CJ ENM은 지난 10일 콘텐츠 제작에 필수적인 음원을 AI로 제작하고 활용할 수 있는 AI 음원 제공 서비스 ‘비오디오(VIODIO): CJ ENM 에어(Air)’를 공개했다. 5분이면 완성도 높은 음원을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편곡할 수도 있다. 분위기, 테마, 장르 등 누구나 간단한 키워드 검색만으로 원하는 AI음원을 찾아 바로 사용할 수도 있다. 이를 활용하면 드라마 등 콘텐츠 한 편 당 약 100여개의 음원을 수급하기 위해 드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서비스는 AI기술기업 포자랩스가 만들었다. 포자랩스는 사용자 맞춤형 곡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고도화된 AI 기술을 보유,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화성학부터 샘플링까지 작곡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시스템화해 분위기, 장르, 악기, 협화(協和·둘 이상의 음이 동시에 울릴 때 심미적으로 서로 어울리며 조화롭게 들리는 음) 정도를 모두 반영한 음원 제작이 가능하다.


국내 AI 작곡 기술 선구자는 포자랩스와 같은 스타트업들이다. 빅테크들이 직접 개발에 뛰어들어 플레이어로 나서는 해외와는 대조적이다. 구글은 지난 5월 텍스트로 음악을 만드는 AI모델 '뮤직LM(MusicLM)'을 개발했다. 28만 시간의 음악으로 구성된 데이터 세트를 학습,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 내용에 어울리는 음악을 생성한다. 아마존도 간단한 멜로디를 입력하면 AI가 기계학습을 통해 작곡하는 서비스 '딥컴포저'를 내놨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작곡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바로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유튜브나 틱톡, 인스타그램 등 동영상 플랫폼 서비스 시장이 커지면서, '크리에이터'라고 불리는 개인 창작자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 크리에이터들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배경음악이다. AI가 만들어낸 음원이라면 저작권 부담이 큰 기성곡들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시장분석업체 마켓닷어스는 전세계 음악 생성 AI 시장 규모가 지난해 2억2900만 달러(약 3000억원)에서 2032년에 26억6000만달러(약 3조4600억원)로 11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국내에서도 시장성을 알아본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CJ ENM의 경우 지난해 포자랩스의 지분을 사들여 2대주주에 올랐다. CJ ENM은 포자랩스와 협업을 통해 확보한 AI음원을 자사 드라마·영화 콘텐츠와 메타버스 등 신사업 분야에 적용,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썝蹂몃낫湲 박현진 지니뮤직 대표가 ‘지니리라(genie.Re:La)’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AI 음악 상생 생태계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KT의 음원 플랫폼 자회사 지니뮤직은 지난해 AI스타트업 '주스'를 인수했다. 주스 역시 포자랩스처럼 AI편곡, AI 음원생성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지난 6월엔 지니뮤직과 함께 개인, 전문가 모두 활용할 수 있는 AI편곡서비스 '지니리라' 베타서비스를 오픈했다. MP3를 업로드하기만 하면 AI가 즉석에서 디지털 악보를 그려 주고, 이용자가 그 악보를 편집해 편곡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개인도 리메이크 음악을 쉽게 만들수 있다는 얘기다. 양사는 내년 상반기 개인이 만든 리메이크 음악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C2C(개인간 거래) 플랫폼도 구현할 계획이다.


이밖에 음악 창작플랫폼 오드야즈(OddYards)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 '칠로엔'이 안경체인 브랜드 '다비치안경'과 금융 IT서비스 전문기업 '크레디트라인' 등으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AI 작곡 시장이 커지는 만큼 기업들이 짊어져야할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저작권 문제다. AI가 창작물을 만들때 학습한 데이터에 대해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볼수 있는지 여부는 국내에서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생성형 AI 개발 기업이 AI 모델 학습에 언론사가 생산한 뉴스 콘텐츠를 무단으로 활용했다가 소송을 당하는 사례와 같은 일이 이 시장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현행 저작권법상 '인간의 창작물'만 저작권을 인정하고 있어 AI 창작물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다는 점도 시장에 큰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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