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지난해 고(高)금리에 유치한 100조원 규모의 수신을 둔 재예치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상호저축은행이 시중은행 대비 크게 높지 않은 정기예금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정기예금 금리를 제공하는 곳은 조은저축은행으로, 12개월 만기 기준 최고 연 4.65%의 특판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이는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의 최고금리(최고 연 4.35%)와 단 0.3%포인트 차이다.
상위권 저축은행들은 이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SBI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최고 연 4.30%, OK저축은행의 e-정기예금은 4.21%,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4.15% 수준으로 시중은행 최고금리 상품(SC제일은행)에 미치지 못한다.
저축은행업계 전반으로도 큰 차이는 없다.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평균 금리는 4.24%에 머무른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 4.00~4.05%완 0.19~0.24%포인트 차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 대비 0.5~1.0%포인트 높은 금리로 수신을 유치한다. 자금조달의 대부분을 수신유치로 충당하고 있는 데다, 시중은행 대비 낮은 안정성 등을 고려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이 이런 상황에도 수신금리를 크게 올리지 않는 이유론 최근의 실적 악화가 꼽힌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자산 1조원 이상 32개 저축은행들은 926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4분기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수신 경쟁으로 고금리에 유치한 수신이 적자로 돌아오는 부메랑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최근엔 일부 저축은행들이 인수합병(M&A) 매물로 등장하기도 했다.
저축은행권은 여신 규모도 줄이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저축은행의 대출 잔액은 108조8647억원으로 전년(116조1647억원) 대비 6.28% 줄었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비롯한 가계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업 대출 양측에서 부실이 확대되면서 건전성 관리를 위해 다운사이징에 돌입한 것이다. 저축은행으로선 자금조달 압박도 줄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권이 수익성 악화에 대출자산을 축소하고 수신 규모도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상황"이라면서 "재예치 관련 수신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는 하나 지난해와 같은 과열 경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만큼 저축은행의 수신금리도 소폭으로만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