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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조달 절실한 STX, 니켈 가격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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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개선 위한 주주배정 유상증자
최대주주 지분율 46.05%→38.08%로 하락 예상
니켈 가격 반등하면 우호적인 증자 환경 기대

종합상사 STX가 재무구조 개선과 니켈 구매 자금 등을 마련하려고 유상증자에 나섰다. 그러나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계획보다 조달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TX는 구주 1주당 신주 0.31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신주 발행 예정가는 1만860원이고 총 736만주를 발행한다. 최종 발행가는 오는 12월 5일 확정한다. 799억원을 조달해 400억원은 단기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쓰고 300억원은 니켈 구매 예산으로 배정했다. 나머지 99억원은 우드펠릿을 구매하는 데 쓴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STX의 자본잠식률은 22.84%다. 자본잠식률이 50%를 초과할 경우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 최근 수년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대유행,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등이 이어지면서 실적이 부진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데다, 올 상반기에도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연결기준으로 2021년 51.7%, 2022년 60.6%, 2023년 상반기 64.3%로 높아졌다. 단기 차입금 상환 부담이 커졌다. STX는 무역금융자금을 조달받아 사용하고 있다. 무역금융자금 가운데 400억원을 상환하면 이자 부담도 줄고 재무구조도 개선할 수 있다.


나머지 자금은 실적 개선을 위한 투자금으로 활용한다. 증자로 조달하는 자금 가운데 200억원은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에서 100억원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에서 니켈을 구매하는 데 사용한다. STX는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니켈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다. STX는 2006년 한국광물자원공사 및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광산에 투자했다. 마다가스카르 광산 운영회사(AMSA)와 제련소 운영회사(DMSA)에 지분을 투자했고 운영자금 보충의무에 따라 자금도 대여해 줬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약 6945만달러를 투자했다.


지난 8월에는 니켈 매장량 세계 1위인 인도네시아에 관련 법인을 설립하고 인허가 신청도 마쳤다. 내년 1월에는 라이선스를 발급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부터 현지에서 니켈 판매 및 운송 관련 사업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자금 조달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계획한 대로 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우선 주가 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인적 분할 후 거래를 재개한 지난 9월15일 장중 한때 4만9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2개월 만에 1만원선까지 떨어졌다. 전날 종가는 1만10원으로 신주 발행 예정가인 1만860원보다 낮다. 1차 발행가를 결정하는 다음달 2일까지 주가가 반등하지 않으면 신주 발행가격이 계획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계획보다 조달 자금이 줄어들면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우드펠릿과 니켈 구매 예산부터 줄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니켈 가격이 반등한다면 증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면서도 "최근 전기차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STX 주가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중국의 수요 둔화, 광물 생산량 증가, 불안정한 경제 상황 등 대외 변수 영향으로 니켈 가격이 부진하다"며 "다만 장기적으로 니켈 수요는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2022년 3월 t당 4만3000달러까지 치솟았던 니켈 가격은 최근 t당 1만8000달러선까지 하락했다. 내년 전기차 시장 성장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면 니켈 가격과 STX 주가 반등도 기대할 수 있다. 전기차 주행거리 연장을 위해 니켈 함량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린 하이니켈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다. 전기차 1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니켈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최대주주인 에이피씨머큐리 유한회사는 STX 지분 46.05%를 보유하고 있다. 신주 339만5083주를 배정받는다. 신주 발행 예정가 기준으로 368억원 규모다. 에이피씨머큐리는 최소 100억원 이상 참여할 계획이다. 최종 참여 규모는 에이피씨머큐리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유상증자를 마무리 하면 최대주주 보유 지분율은 8%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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