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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하이닉스 HBM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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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D램 3사 HBM3E 고객사에 샘플 전달
삼성전자는 '샤인볼트'
SK하이닉스는 별도 이름 없이 HBM3E 그대로 승부수

D램 시장 세계 3대 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최신형인 5세대 HBM D램인 HBM3E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수요처에 샘플 공급까지 마무리지었다. 수주 상황에 따라 빠르면 내년 상반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세 곳 모두 HBM3E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HBM3E 양산과 함께 6세대 HBM인 HBM4 개발을 위한 준비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샤인볼트'로 이름을 지은 HBM3E을 공개하며 데이터 입출력 핀 1개당 최대 9.8Gbps의 고성능을 자랑한다고 소개했다. 이는 초당 최대 1.2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속도(30GB 용량의 UHD 영화 4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를 가진다. NCF(비전도성 접착 필름) 기술 최적화를 통해 칩 사이를 빈틈없이 채워 고단 적층을 구현했으며, 열전도를 극대화해 열 특성 또한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이 개화 초기인 만큼 HBM3E 부터는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HBM을 주문한 고객사가 TSMC 같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에 별도로 패키징을 맡겨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위해 샤인볼트를 주문한 고객사에 제품과 꼭 맞는 최첨단 패키지 기술, 파운드리까지 결합된 맞춤형 턴키(일괄 생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SK하이닉스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HBM 시장에 뛰어들어 신뢰를 쌓아온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HBM3E가 HBM3의 확장 버전인 만큼 HBM3 제품을 독점적으로 양산하는 과정에서 AI용 메모리의 필수 사양인 속도는 물론 발열제어, 고객 사용 편의성 등 모든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자신한다.


SK하이닉스의 HBM3E는 초당 최대 1.15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번 제품에 최신 기술인 MR-MUF(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를 적용해 제품의 열 방출 성능을 기존 대비 10% 향상시켰다. HBM3E는 하위 호환성도 갖춰 고객사는 전작인 HBM3를 염두에 두고 구성한 시스템에서도 설계나 구조 변경 없이 신제품을 적용할 수 있다.


HBM 시장 후발주자인 미국 마이크론도 HBM3E를 2024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초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액(307억5800만달러)의 약 2%에 해당하는 연간 7억달러 수준의 HBM3E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3대 D램 기업들이 HBM 개발과 고객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HBM 시장이 이제 곧 폭발적 성장을 앞둔 개화기에 있는데다 제품 판가 측면에서도 HBM과 범용 D램의 차이가 적게는 6~7배, 많게는 10배 넘게 나기 때문이다. HBM이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해도 제품 1개당 이익률이 일반 메모리에 비해 훨씬 높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만 봐도 전체 출하량 가운데 HBM 비중은 1%에 그치지만, 매출액으로는 10~15%가량, 영업이익에선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당 가격이 기존 범용 D램의 10배~15배이고, 팔아서 남는 이익은 기존 제품의 40배에 달한다는 이야기다.


HBM은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현재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챗GPT를 시작으로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기업들이 AI 시장에 뛰어들면서 AI 필수품으로 꼽히는 HBM은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 됐다. SK하이닉스가 전날 3분기 실적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생산할 HBM이 모두 매진(sold out) 됐다"고 밝힐 정도다. 쉽게 말해 아직 만들지도 못한 물건을 모두 팔아치웠다는 말이다.


AMD는 연말 출시될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 MI300X에 탑재해야 하는 HBM 조달이 원활하지 않다며 기존의 수급 전략을 다변화시키는 쪽으로 돌파구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도 HBM을 확보하기 위해 조만간 메이져 공급사와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모리의 주요 응용처가 PC→모바일→데이터센터→초거대 AI로 확장되면서 HBM 시장은 연간 세자릿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 공급량이 내년까지 연간 105% 증가하고, 내년 반도체 업계 HBM 매출은 89억달러로 올해보다 127% 성장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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