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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는 실적공개했는데'…세계 첫 3나노 양산에도 침묵하는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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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3나노 매출비중 6%인데...
삼성전자는 매출비중 조차 공개 못해
3나노 2세대 제품부터 견줄 수 있다는 분석도

3㎚(나노미터·10억 분의 1m) 6%, 5㎚ 37%, 7㎚ 16%.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의 올해 3분기 7나노 이하 선단 공정 매출 비중은 59%에 달한다. 직전 분기인 올해 2분기 보다 6%포인트 높아진 것은 물론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 54%와 비교해도 5%포인트 상승했다. 반도체 칩은 미세 회로의 선폭을 의미하는 나노미터로 성능을 표현하는데, 일반적으로 7나노 이하를 선단 공정으로 분류한다. 삼성전자와 TSMC는 현재 7나노, 5나노를 넘어 3나노 공정으로 반도체를 양산하는 단계에 와 있다.


TSMC는 올해 처음으로 3나노 공정의 매출 비중을 공개했다. 전체 웨이퍼 매출의 6%이 지난해 말 양산을 시작한 3나노 공정에서 나왔다. 전체 매출이 5467억3000만대만달러(약 22조8000억원)임을 고려하면 약 1조3600억원이 3나노 공정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TSMC 보다 6개월 먼저, 세계 최초로 3나노 1세대 공정 양산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31일 3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할때 3나노 공정 매출 비중을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전체 실적에서 반도체부문(DS)이 거둔 매출액과 영업이익만 공개할 뿐 비메모리 영역인 파운드리 실적을 따로 분류해 공개하지 않는다. TSMC와 달리 첨단공정별 매출 비중이나 HPC, 스마트폰, 자동차 등 플랫폼별 매출 비중도 밝히지 않는다.


반도체업계는 TSMC의 3나노 공정 매출비중이 예상 보다는 낮기는 하지만 삼성전자가 TSMC 보다 3나노 공정에서 더 많은 매출을 거두기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즉, TSMC가 3나노 매출 비중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것은 그 만큼 시장 선점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 3나노 반도체를 양산했다. 그것도 TSMC가 2025년 양산할 2나노 공정에 적용되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먼저 적용했다. GAA는 트랜지스터 게이트(전류가 드나드는 문)와 채널(전류가 흐르는 길)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구조로 기존 핀펫(FinFET) 기술 보다 전력 효율이 더 높아 전류 누설 및 발열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큰 손' 고객들은 3나노 칩을 만들 파운드리로 삼성전자 보다 TSMC를 먼저 선택했다. 애플은 신형 아이폰15 시리즈 중 프리미엄급인 아이폰15 프로에 TSMC가 3나노 공정으로 만든 칩 A17프로를 탑재했다. 애플이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경쟁을 하고 있어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할 핵심 반도체를 삼성전자에 생산 주문 맡기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에서 오랜 업력과 신뢰를 지닌 TSMC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3나노 이하 공정에서 GAA 기술력을 인정 받아 글로벌 대형 고객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전자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각각 11.7%, 56.4%로 44.7%포인트 차이다. 지난해 말 기록인 삼성전자 15.8%, TSMC 58.5%과 비교해 점유율 격차가 더 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TSMC의 3나노 매출비중 6% 숫자를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GAA 기술을 삼성이 TSMC 보다 먼저 도입해 수율 안정에 나서고 있는 만큼 파운드리 수요가 회복되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숫자라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GAA 기반 3나노 반도체 수율을 60% 이상으로 보고 있다. 반면 TSMC는 GAA 기술 도입을 삼성전자보다 3년 늦게 시작하기 때문에 양산 초기 수율이 낮게 나오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고객확보에서 부진했던 3나노 1세대 공정과는 달리 내년 양산할 3나노 2세대부터는 TSMC 3나노 반도체보다 시장 선점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는 셈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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