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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이차전지 악몽'…조정 시기 매수 후 급락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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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8~9월 조정받은 이차전지株 10월에 집중 순매수
포스코퓨처엠, 평가손실률 20% 넘어
네이버·삼성전자 사들인 개인, 시장 대비 선방


지난 달 개인 투자자가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이 모두 부진했다. 특히 올 상반기 개인의 계좌가 불어나는 데 일조했던 이차전지 업종에서 제대로 뒤통수를 맞았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4일부터 31일까지 개인은 국내 증시 상장사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을 가장 많이 샀다. 한 달 동안 4200억원어치 사들였다. 평균 매수 가격은 43만6462원으로 지난달 31일 38만5500원보다 11.7%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은 10월 한 달 동안 19.1% 하락했다. 지난 7월26일 연고점 62만원을 기록한 이후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GM과 테슬라 등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고객사가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기차 판매 둔화를 우려한 영향을 받았다. 개인은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고점 대비 20% 이상 빠지자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에 매출액 8조2000억원, 영업이익 731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시장 기대치 6751억원을 웃돌았다. 기대보다 좋은 성적표를 공개한 날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7% 이상 올랐다. 8월부터 9월까지 2개월 동안 주가가 많이 내린 상태에서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등 기대감이 커졌다. 개인이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사들인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개인의 바람과 달리 다시 뒷걸음질 치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의 하락세가 이어지는 데다, 외국인이 연일 비중을 축소하면서 주가는 40만원 아래로 내려왔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둔화는 내년 상반기 중저가 모델 출시 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저가형 전기차 모델 필요성이 커지면서 중국산 저가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을 2758억원 순매수한 개인도 단기간에 고점 대비 낙폭이 크다는 판단 아래 매수에 나섰지만 3분기 실적에 실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3분기에 매출 1조8000억원, 영업이익 459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는 매출 2조원, 영업이익 1096억원으로 실제 발표치와 차이가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SDI향 전동공구 부진과 SK온을 통한 유럽 고객사 물량 둔화 등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이차전지 업종 사랑은 포스코홀딩스,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SK이노베이션 등으로도 이어졌다. 2310억원어치 사들인 포스코퓨처엠은 개인 평균 순매수 가격보다 현재 주가가 20% 이상 떨어졌다. 유럽 내 전기차 수요 부진과 수율 리스크 등으로 양극재 부문 실적 전망치가 낮아졌다.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과 함께 주가도 한 달 동안 34% 내렸다.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 대비 55% 수준에 머물렀다.


대다수 이차전지 관련주가 7월에 고점을 경신했다가 8~9월 2개월 동안 조정 양상을 보였다. 실적 기대감이 살아있고 고점 대비 낙폭이 과한 종목이라는 점에서 개인이 선호할 만한 요건은 갖췄다. 문제는 바닥이 아니었다는 데 있다. 테슬라 주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전기차와 이차전지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개인은 지난 달 상장한 두산로보틱스를 3028억원어치 사들였다. 상장 전부터 이목을 끈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이후 실망스런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 달 5일 두산로보틱스는 장중 한때 6만7600원까지 올랐다. 공모가 2만6000원 대비 160% 올랐던 주가는 지난 달 27일 3만2150원까지 내렸다. 상장 첫날 반짝 급등하는 데 성공했지만 주식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대다수 로봇 업체 주가가 힘을 쓰지 못했다. 개인은 상장 초기 두산로보틱스를 집중 매수했고, 현재까지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개인 순매수 평균 가격인 4만7376원은 10월16일 이후로 기록하지 못한 숫자다.


이차전지 업종과 무관한 네이버와 삼성전자 등을 사들인 개인은 시장 대비 선방했다. 개인은 10월 한 달 동안 네이버 주식을 155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평균 매수가는 18만7877원으로 지난달 31일 종가 18만7400원과 비슷하다.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은 1425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피가 7.6%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네이버와 삼성전자 매수한 개인은 시장대비 수익률이 플러스(+) 상태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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