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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에도…'대주주 리스크'에 발목 잡힌 카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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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지난해 전체 규모 넘어서
주가는 1년째 2만원대에서 정체…1대주주 카카오의 사업 리스크 탓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신용카드·마이데이터 등 신규 사업에도 차질

카카오뱅크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신통치 않다. 대주주인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로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증권 업계는 호실적에도 카카오뱅크에 대한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춰 잡았다.



지난 8일 카카오뱅크는 지난 3분기 9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2% 늘었다고 공시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2792억5000만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2631억원)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시장 컨센서스에 비해서도 약 18% 상회하면서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주가는 1년째 2만원대에 머무르며 답보 상태다. 지난달 말에는 1만816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2021년 8월 상장(공모가 3만9000원) 후 주가가 9만4000원대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년2개월 만에 5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그나마 이달 들어서는 주가가 30%대 이상 상승하면서 2만4000원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증권 업계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가장 큰 이유는 카카오뱅크의 지분 27%를 보유한 최대주주 카카오가 최근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면서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혐의를 받고 있다. 만약 카카오 법인에 대한 유죄가 확정돼 벌금 이상 형을 받게 될 경우 지분 일부(10% 초과분)를 강제 처분해야 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이 반기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하는데, 금융사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령,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이 경우 또 다른 주요 주주인 한국투자증권(지분율 27.12%)이 1대주주가 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그러나 이 역시 불확실하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황에 따라 한국투자증권이 1대주주가 되는 방법이 있지만, 이 경우 한국금융지주가 은행계 금융지주로서 강화된 규제를 적용받게 되는 만큼 편안한 선택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처벌이 확정되더라도 행정소송 등으로 최소 수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분 매각 이슈는 가까운 미래에 벌어질 리스크는 아니다. 문제는 그 사이 지배구조 이슈가 각종 신사업 추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극단적인 우려는 차치하고 신용카드, 마이데이터 등의 신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건 부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 기조에 가계대출 관련 규제 이슈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가계부채 억제 이슈는 개별은행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결국엔 총량규제 카드가 나올 공산이 크고, 이는 개별은행의 성장률에 제약이 가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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