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
닫기버튼 이미지
검색창
검색하기
공유하기 공유하기

[이주의 관.종]플라스틱 첨가제 세계2위 기업, M&A 매물나오자 너도나도 눈독

  • 공유하기
  • 글씨작게
  • 글씨크게

플라스틱 안정제로 불리는 산화방지제 전문 생산
세계 시장에서 독일 바스프에 이어 2위 점유율 기록
규모의 경제와 수직계열화 이뤄 생산 경쟁력 강해
매각 희망가는 지분 100% 기준 현재 시가총액의 두 배 수준인 8400억원선

편집자주성공 투자를 꿈꾸는 개미 투자자 여러분. ‘내돈내산’ 주식, 얼마나 알고 투자하고 계신가요. 정제되지 않은 온갖 정보가 난무한 온라인 환경에서 아시아경제는 개미 여러분들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돼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한 주 동안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종목 조회 수 상위권에 오른 기업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협력사, 고객사, 투자사 등 연관 기업에 대한 분석까지 함께 전달합니다. 기업의 재무 상황과 실적 현황, 미래 가치까지 쉽게 풀어서 전하겠습니다. 이 주의 관심 종목, 이른바 ‘이 주의 관·종.’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국내 한 석유화학 기업이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오자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와 대기업 등이 너도나도 인수 경쟁에 뛰어들었다. 화제의 화학회사는 바스프에 이어 글로벌 2위 플라스틱 첨가제 제조기업 송원산업이다. 칼라일그룹·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블랙스톤·힐하우스캐피털 등 글로벌 PEF와 LG화학·금호석유화학·한화솔루션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이 이 회사의 매각에 관심을 뒀다.


최근 진행된 예비입찰의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에는 KKR을 비롯해 미국 PEF 운용사 SI 캐피탈 그룹, IMM프라이빗에쿼티(PE), 정유·석유화학 기업 에쓰오일(S-OIL), 산업기계 제조사 심팩 등 다섯 곳이 포함됐다. 일반투자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송원산업을 인수하는 데 내로라하는 투자사와 기업들이 뛰어든 것이다.

플라스틱 안정제로 불리는 산화방지제 전문 생산…獨바스프 이어 2위 점유율

송원산업은 1965년 설립된 석유화학 기업이다. 1977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석유화학 제품 중 산화방지제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산화방지제는 플라스틱이 열·냉기·빛 등 외부 환경에 노출돼 형태나 색이 변형되는 산화를 막아주는 첨가제로 플라스틱 안정제로 불린다. 자동차 부품, 전기 전자 부품, 반도체 회로, 건물 내외장재 등의 내구성을 높이는 데 쓰인다. 송원산업은 세계 산화방지제 시장에서 1위인 독일 바스프에 이어 점유율 2위 기업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일본과 미국의 경쟁기업들이 파산하자 인력을 대거 흡수해 점유율을 높였다. 규모의 경제와 수직계열화를 이뤄 생산 경쟁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송원산업의 사업 부문은 크게 산업용 화학제품(산화방지제, 연료 및 윤활유 첨가제, 코팅제)과 기능성 화학제품(주석 중간체, PVC 안정제, 폴리우레탄, 가소제, 전기·전자용 화학소재)으로 나뉜다. 최근 3년간 산업용 화학제품 부문의 매출 비중을 70% 이상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국내(18%), 아시아태평양(28%), 유럽(23%), 중앙아시아 및 아프리카(6%), 북남미(25%) 순이다.

작년 연간 매출 1조원 넘어…1분기 부채비율은 73.9%

송원산업은 지난해 연간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은 2020년 8078억, 2021년 9982억, 2022년 1조3295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680억, 1057억, 1851억으로 계속 늘었다. 이자발생부채는 2022년 말 기준 2907억원, 부채비율은 78.33%다. 2023년 1분기 부채비율은 73.9%로 재무구조가 나아졌다. 최근 3년간 유동비율은 각각 140.6%, 141.5%, 168.5%로 증가세를 보였고, 2023년 1분기에도 174%를 기록하며 양호했다.


송원산업의 지배구조를 보면 계열회사인 송원물산(23.88%), 경신실업(9.15%)을 비롯해 박종호 회장(1.63%)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36.65%를 보유하고 있다. 송원산업의 최대주주 송원물산은 박종호 회장의 개인회사다. 1979년 12월 출범한 비상장 기업으로, 현재 부동산 임대업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송원산업은 해외 사업 거점 구축 등으로 지난 3월 기준 총 13개의 연결대상 종속회사를 포함해 16개의 계열회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스위스·독일·미국·중국·일본·인도·아랍에미리트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현지 사업거점을 확보했다. 한국·독일·미국·인도·아랍에미리트에는 자체 제조공장을 확보하고 있다. 합작투자 형태지만 중국 공장도 가지고 있다. 주력 제품인 산화방지제의 경우 국내 생산 기준 원재료 포함 연평균 약 32만t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산화방지제의 주 원재료인 이소부틸렌, 알킬페놀, 알킬크레졸의 자체 생산을 통해 수직계열화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에선 산화방지제 전체 시장 규모가 올해 93억 달러에서 2030년 174억 달러까지 매년 9.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플라스틱 생산량은 지난 70년간 약 245배가량 늘었다. 2020년 기준 약 3억6700만t의 플라스틱이 생산됐다. 플라스틱 사용량 급증은 석유화학 기업의 성장과 플라스틱 첨가제 시장 확대를 이끌었다. 최근에는 폐플라스틱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 등 플라스틱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플라스틱 산화방지제 시장의 경쟁 현황을 보면 송원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약 22%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초대형 화학기업인 바스프·송원산업·클라리언트·에보닉·SK캐피탈 순으로 시장을 점유하며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송원산업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제품군 다각화 노력도 엿보인다. 최근 3년간 송원산업은 국내 반도체 산업의 소재 내재화를 위한 기초원료(고분자 소재) 개발에 집중해왔다. 고분자 소재인 폴리머 개발은 고객사 맞춤형을 최우선으로 하며 2021년부터 포토레지스트용 폴리머 3종의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 반도체 공정용 초고순도 모노머(단분자 소재) 4종도 안정적인 생산체제로 전환했다. 또 포토레지스트용 액상 모노머 7종, 고체형 모노머 2종, 초고순도 첨가 조성물 2종 등에 대한 파일럿 생산까지 마무리하며 국내외 고객사 평가를 완료했다.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은 10년 내외마다 주기적인 변동성을 보여왔다. 석유화학 산업의 경기를 주기성에 중점을 두고 본다면, 호황기가 2021년까지 이어지고 2022년부터는 하락기가 시작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2016년~2018년 석유화학 호황기 이후 2019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특이적으로 하락기가 시작됐으며, 현재는 2019년 시작된 수익성 하락기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경기 하락이 짧으면 1년, 길게는 2~3년간 지속되고 이후 개선기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석유화학 산업의 수요 견인의 주요소인 경제 발전 추세가 과거보다 저하되고 있으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계속 둔화하면서 역내 석유화학 산업의 수요 성장도 과거와는 추세적으로 다른 모습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2021년 기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총수요 중 중국 비중이 50%를 상회하고 있는데,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수요 둔화는 역내 전반의 수급을 약화할 수 있다. 현재 전방산업의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저해 요인이 일부 해소되면서 세계적으로는 전반적인 수요 회복이 전망된다.

매각 주관사는 골드만삭스…보유지분 35.65%

한편 송원산업은 골드만삭스를 주관사 선정해 경영권 매각 작업에 한창이다. 매각 대상은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 약 35.65%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플라스틱 첨가제 분야에서 바스프에 이어 견고한 세계 2위의 시장지배력이 매력적인 기업"이라며 "현재 M&A 경쟁에서 펀드들보다는 전략적투자자(SI)들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매각 측은 현재 시가총액의 두 배 정도인 8400억원을 기준으로 한 지분가치 계산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