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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어때’ 보유한 영국계 CVC캐피탈이 3150억원 조달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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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주관…인수금융 상환, 대규모 배당 추진
'배당→IPO→경영권 매각' 단계적 투자금 회수 포석
여기어때 매각 지연에 따른 기관 투자자 압박 작용

숙박·여가 플랫폼 ‘여기어때’를 보유한 영국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CVC캐피탈이 315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여기어때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면서 빌린 인수금융을 상환하고, 대출 규모를 늘리는 자본재조정(리캐피탈리제이션)으로 대규모 배당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VC캐피탈은 베이컨스컴퍼니(Vacance Company Limited)를 통해 315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베이컨스컴퍼니는 CVC캐피탈이 여기어때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금융 주관사는 키움증권이 맡았다.


CVC캐피탈은 베이컨스컴퍼니가 보유한 여기어때 보유 지분을 담보로 내놨다. 대출은 담보권 및 상환 우선 순위에 따라 2150억원 규모의 대출약정A(FacilityA)와 1000억원 규모의 한도성여신(FacilityB)으로 나눠 집행됐다. 대출 만기는 5년으로 금리는 선순위 기준 6%를 넘는다.


베이컨스컴퍼니는 조달한 자금을 기존 인수금융을 상환하는 데 주로 사용한다. 또 대출 규모를 기존 인수금융보다 늘려 베이컨스컴퍼니에 출자한 투자자(LP)에 대규모 배당을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어때 매각이 지연되면서 투자금 일부라도 회수하려는 기관 투자자들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야놀자에 이은 국내 2위 숙박플랫폼 여기어때는 창업자인 심명섭 전 대표가 2014년 설립해 2019년 CVC캐피탈에 경영권을 매각했다. 매각 당시 기업가치는 3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신규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1조2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아, 기업가치가 인수 때의 4배로 성장했다.


여기어때는 코로나19로 여행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가파른 실적 성장을 보여줬다. 최근에도 보복여행 등에 힘입어 실적 성장폭이 크다. 지난해 연매출과 영업이익은 3059억원, 301억원으로 직전해보다 각각 49.3%, 94.2% 성장했다.



CVC캐피탈은 투자 4년차인 올해 초부터 여기어때 매각을 추진해왔다. 국내외 원매자 후부들을 접촉해 인수합병(M&A)을 타진해왔지만, 아직 매각 성사 소식이 없는 상태다. 당장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 일부 지분 엑시트(Exit)를 위해 IPO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 후 일부 지분을 판 후 경영권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여기어때가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2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들의 회수금 압박이 커지면서 자본재조정과 상장 등으로 단계적인 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성공적인 투자 성과를 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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