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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의 관.종.]독보적 기술력·견조한 수익 빛난 리노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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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업황 부진에도 수익·체력 보여줘"
반도체 검사용 장비 제조기업
3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

편집자주성공 투자를 꿈꾸는 개미 투자자 여러분. ‘내돈내산’ 주식, 얼마나 알고 투자하고 계신가요. 정제되지 않은 온갖 정보가 난무하는 온라인 환경에서 아시아경제는 개미 여러분들의 손과 발, 눈과 귀가 돼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한 주 동안 금융정보 제공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종목 조회 수 상위권에 오른 기업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정보에서부터 협력사, 고객사, 투자사 등 연관 기업에 대한 분석까지 함께 전달합니다. 기업의 재무 상황과 실적 현황, 미래 가치까지 쉽게 풀어서 전하겠습니다. 이 주의 관심 종목, 이른바 ‘이 주의 관.종.’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썝蹂몃낫湲 부산 강서구 미음산업단지의 리노공업 본사. 사옥 내 공장은 제품 설계와 정밀가공, 조립 등 과정을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사진제공=리노공업]

반도체 검사용 장비를 만드는 리노공업의 주가가 강세를 보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리노공업의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2.80% 오른 18만3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가 18만원 선을 넘긴 것은 지난해 4월26일 이후 처음이다. 이달 15일 14만7000원에 장을 마친 리노공업의 주가는 16일 16만9300원, 17일 17만3800원을 기록하며 급등했다. 이 같은 주가 급등세와 함께, 리노공업은 지난 한 주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기준 투자자가 가장 많이 찾아본 종목 4위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13일부터 7거래일 연속 리노공업 주가가 상승했다.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6% 줄어든 73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33억원을 기록, 지난해 동기 대비 20.8% 감소했다. 리노공업 자체 전망치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이었다. 주목할 점은 45%의 영업이익률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쳤다. 연구개발(R&D)용 소켓 수요가 견조했고, 주요 거래처의 신상품 출시로 양산용 소켓 수요까지 회복됐다.

연구개발용 소켓 등 수요 견조… 양산용 소켓도 수요 회복

증권가에선 전체적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황의 부진에도 견조한 수익률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류형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계의 실적 부진에도, 견고한 이익과 체력을 보여줬다"며 "고부가 제품 중심 사업과 강력한 수익성은 불황일수록 빛나는 가치"라고 평가했다. 올해 전체 실적은 매출액 2666억원, 영업이익 114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노공업은 부산지역에서 반도체 검사 관련 제품을 제조한다. 1978년 출범 후 꾸준히 혁신을 이룬 지역 대표기업으로 꼽힌다. 1980년대 자체 개발한 테스트핀(리노핀)과 소켓(IC 테스트소켓)을 국산화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2001년 코스닥 상장 이후 현재 시가총액이 2조8000억원이 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반도체 칩 하나가 만들어지려면 칩 디자인과 웨이퍼 가공, 패키징, 테스트 등 과정을 거친다. 이 같은 공정을 일괄 처리하는 업체를 종합반도체 업체(IDM)라고 하며, 반도체 기업은 IDM 개발·투자의 부담을 직접 지기보다 공정별 특화된 기업에 외주를 맡긴다. 리노공업이 다품종·소량 생산을 통해 납품하는 리노핀과 이를 이용한 소켓은 조립 및 최종 테스트 공정에 사용된다.


이들 제품은 테스트 장비가 다양한 반도체 칩과 호환될 수 있게 하는 소모성 부품이다. 오랜 시간 고도의 기술 개발이 필요하고 제품 신뢰성이 밑바탕이 돼야 하는 산업인 만큼, 진입장벽도 높다. 퀄컴, TSMC, 삼성전자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역시 리노공업의 주요 고객사로 꼽힌다. 리노핀과 소켓의 수출, 내수 비중은 약 8대 2다. 리노공업은 이 같은 미세 제조공정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의료기기 산업에도 진출해 관련 부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의료기기 제조회사인 지멘스와 2010년부터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초음파 프로브용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고도 기술력으로 제품 신뢰도 쌓아… 글로벌 반도체 기업 주요 고객사

최근 반도체 소부장 업황의 부진으로 리노공업도 주춤했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로 반도체 시장 분위기가 악화했고, 반도체가 들어가는 데이터센터 서버와 가전제품, 스마트폰 등의 소비도 감소해 반도체 기업이 감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를 지난해 대비 10.3% 감소한 5151억달러(약 662조원)로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리노공업의 매출액은 2020년 2013억원, 2021년 2802억원, 지난해 322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올해 매출액은 257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이익도 2020년 779억원, 2021년 1171억원, 지난해 1366억원에서 올해 1056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부터 반도체 시장의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WSTS는 내년 시장 규모가 올해 대비 11.8% 늘어난 5760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모바일 시장의 성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리노공업은 사회간접자본(SoC)와 메모리, 카메라 등 스마트폰 고사양화 추세 가운데 시장을 넘어서는 성장을 보여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인공지능(AI), 자동차 SoC 등과 관련한 연구개발(R&D)용 소켓 수주도 증가세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관련 전반적인 지표가 회복세"라며 "신규 응용처를 확대해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판단되며, 주요 고객사의 우호적인 전방 시장 전망과 재고 이슈 완화로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특히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경쟁이 후방 부품사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데, 반도체 및 전기전자 업체 등 고객 중 하나인 북미 팹리스 업체도 올해 4분기 매출액이 3분기보다 5~1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도 주목할 요소다. 그간 국내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업계에서 소부장 업체는 AI 반도체 관련 기업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우수한 기술력과 함께 실적 개선 기대감, AI 테마로의 신규 편입 등 이슈로 시장의 큰 주목을 받는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AI 반도체 등은 반도체 분야의 새로운 테마"라며 "우량한 반도체 소부장 전반을 주목해야 하는데, 최근 주가가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갱신한 리노공업은 스마트기기에 장착되는 온디바이스(On-Device) AI에 대한 수혜로 새롭게 주목받게 됐다"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는 리노공업의 목표주가를 20만원으로 제시했다. 임소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적용처 다변화를 위한 AI와 오토모티브,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시장으로 진출이 기대된다"며 "새로운 AP 개발에 따른 매출이 발생해 내년 하반기부터 성장하는 흐름 보일 전망으로, 다양한 제품의 연구개발에 기대를 걸어 볼 만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모바일 시장의 성장이 정체이지만,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관련 양산 전환이 이뤄진다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과도한 저평가 구간이라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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