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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진출한 韓반도체 기업 가동률 추락…철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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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기업 8곳중 하나 "5년 후 철수"
경쟁심화, 미·중 분쟁, 생산비용 상승 원인
이전 대상 지역으로는 동남아가 69%

중국에 진출한 한국 반도체 기업 가운데 40% 이상이 설비의 60%도 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까지 대체로 사업을 유지하겠다던 관련 업체들은 장기적으로 철수나 축소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재덕 산업연구원 북경지원장은 23일 중국 베이징 힐튼호텔에서 중국한국상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가 주최한 베이징모닝포럼에서 '중국진출 한국기업의 최근 경영실태와 2024 한중 경제전망'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조사는 중국에 진출한 508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지난 6~8월 진행한 것이다.



반도체 분야 가동률 이례적으로 낮아
中 투자유치 열 올리는데…韓 기업 8곳 중 하나 "5년 후 철수"
반도체 기업들 보다 적극적으로 철수 검토

조사를 통해 확인된 응답 기업의 가동률을 살펴보면, 전체의 절반(50.5%)이 60% 이상이라고 응답해 지난해(60% 이상 48.0%)보다 다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가동률 80% 이상 기업은 22.4%를 기록했다.


그러나 반도체 분야에서 80% 이상 가동 중이라는 기업은 23.5%에 그쳤고, 60~80% 수준이라는 응답이 35.3%로 가장 많았다. 가동률 40~60%는 29.4%, 20~40%도 11.8%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85.7%가 가동률이 60~80%라고 응답했었다. 나머지 14.3% 기업도 40~60%라고 답했다. 김 지원장은 "2020년 처음 실태조사가 시작된 이래 반도체 분야의 가동률이 이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휴대폰·가전의 경우 80% 이상은 32.3%, 60~80%는 35.5%, 40~60%는 19.4%를 기록했다. 20~40%와 20% 미만이라고 답한 기업도 각각 6.5%나 됐다. 섬유·의류의 경우 가동률 40~60% 응답(28.6%)이 가장 많았고 80% 이상(25.7%), 60~80%(22.9%)가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체 중 가동률이 60%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51.7%인 반면, 서비스업은 49.1%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현지에 진출한 8개 한국기업 중 한 곳이 5년 후 철수를 검토 중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검토 배경으로는 시장 경쟁 심화와 미·중 분쟁, 생산비용 상승 등이 꼽혔다.


향후 사업 전망과 관련한 질문에서 응답 기업의 12.4%는 5년 이후 중국 내 사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철수를 검토한다고 답했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철수 응답 비중이 26.7%로 전 업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서비스업은 상당수(41.3%)가 유지를 예상했지만, 15.6%는 철수를 고려했다. 이밖에 굴삭기·선박(20.2%), 운송장비(15.9%), 자동차·부품(15.1%), 제조업(11.2%) 분야의 철수 전망 비중도 비교적 높았다.


앞서 지난해 대비 가동률이 크게 악화한 반도체 기업들은 지난해까지 대부분 유지(71.4%)하고, 일부(28.6%)만 철수를 예상했지만, 올해 조사에서는 유지 응답 비중이 52.9%로 감소하고, 철수(29.4%)와 축소(17.6%) 비중이 늘었다.


향후 2~3년 이내에 사업 확대를 예정 중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제조업이 13.6%, 서비스업이 15.6% 수준이었다. 단기 전망이 가장 긍정적(사업 확대)인 분야는 자동차·부품(22.6%)과 기타제조(21.2%)가 꼽혔고, 철수 응답 비중은 굴삭기·선박(20.0%)과 디스플레이(13.3%)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썝蹂몃낫湲 김재덕 산업연구원 북경지원장이 23일 중국 베이징 힐튼호텔에서 중국한국상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가 주최한 베이징모닝포럼에서 '중국진출 한국기업의 최근 경영실태와 2024 한중 경제전망'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김현정 특파원)

가장 큰 문제는 경쟁 심화, 미·중분쟁
대안 국가로는 69%가 동남아 지목

철수나 이전을 고려하는 기업들이 밝힌 가장 대표적인 요인은 경쟁 심화(33.28%), 미·중 분쟁(26.22%), 중국 내 생산비용 상승(15.13%) 등이 지목됐다. 이전 대상 지역은 동남아(69.16%)가 지배적이었고, 서남아(13.3%)와 한국(2.9%)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경영 실적에 대한 전반적 기대는 제로코로나 당시였던 지난해보다는 나아졌으나, 매출이 증가(28.4%)할 것이라는 전망보다는 감소(42.3%) 전망이 크게 앞섰다. 이익 역시 증가(27.6%)보다는 감소(42.2%)를 관측하는 경우가 많았다.


매출 감소 전망의 원인으로는 현지 수요 부진(47.9%, 1순위 기준)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현지 경쟁 심화(17.3%), 수출수요 부진(15.4%), 코로나19 장애(6.8%) 등도 뒤를 이었다. 반대로 매출이 늘 것이라고 기대한 배경으로는 현지 수요증가(33.1%), 제품의 질(19.7%), 사업다각화(18.7%) 순으로 응답했다. 이와 함께 중국 내 사업의 경영상 애로사항으로는 경쟁 심화, 현지 수요 부진, 인력난 등이 지목됐다. 가장 민감한 규제사항으로는 환경, 노동, 소방 안전, 인허가 관련 규제 등이 언급됐다.


또한 조사에서 우리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악화하는 대내외 환경(코로나 확산에 따른 봉쇄정책, 환경정책 강화 등 중국 정부의 정책) 요인들을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관계사와 공동대응한다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환경 요인으로는 수요시장의 변화(17.2%)와 생산비용 상승(16.7%), 불공정경쟁(14.6%) 정도가 언급됐다.


가장 민감한 대외 환경 이슈(1순위 기준)로는 한반도 이슈(31.5%)와 미·중분쟁(31.5%), 코로나19(22.8%) 등이 지목됐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대형기업은 한반도 이슈, 소형기업은 코로나19와 미·중 분쟁에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0년부터 산업연구원이 추진하고 있으며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가 공동 주관하고 중국한국상회가 조사 실무를 맡았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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