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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기 꺾이나...Fed 베이지북 "소비지출·노동시장 둔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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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을 보여온 미국 경제가 최근 몇주 간 소비지출 및 노동시장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진단이 나왔다.

썝蹂몃낫湲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Fed는 29일(현지시간)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지난 보고서 이후 둔화했다(slowed)"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최근 12개 연방준비은행(연은) 관할 구역의 경기 흐름을 평가한 것으로 다음달 12~1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베이지북은 "4개 지역은 완만한(modest) 성장세를 기록했다"면서도 "6개 지역은 경제활동이 소폭 하락했고 2개 지역은 보합권에서 소폭 떨어졌다"고 전했다.


특히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한층 높아지면서 대다수 지역에서 임의 품목, 가전·가구를 비롯한 내구재 판매 등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니애폴리스 연은 관할구역에서는 쇼핑객들이 저렴한 물품을 찾으면서 소비지출이 정체되고 건설 및 제조 부문은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보고가, 필라델피아 관할 구역에서는 소비지출이 감소했다는 보고가 확인됐다. 이는 미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4분기 이후부터 본격할 것이란 최근 전망에 한층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향후 6~12개월 간 경제전망 역시 기존 대비 악화했다. 기업 대출, 부동산 대출 수요도 감소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연체가 소폭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건전한 소비자 신용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연체율 증가가 향후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적된다. 다만 여행 및 관광활동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이러한 둔화 조짐은 노동시장에서도 확인됐다. 대부분 지역에서 고용이 정체되거나 완만하게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보스턴 연은 관할 구역에서는 일부 부문에서 채용계획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숙련된 근로자가 부족하고 노동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간 Fed는 2% 물가안정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추세 이하의 저성장과 함께 노동시장 과열이 식어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11월 고용보고서는 다음 주 공개될 예정이다.


인플레이션은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베이지북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했으나, 지역 전체에 걸쳐 크게 완화됐다"면서 "철강, 목재 등 건설투입비용은 안정됐거나 심지어 하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다음날에는 Fed가 주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공개된다. 미국의 10월 근원 PCE는 전년 동월 대비 3.5%, 전월 대비 0.2% 상승하며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이지북은 내년 인플레이션 또한 완만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Fed 내 대표적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인사인 래피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이날 홈페이지 게시글에서 "우리의 연구 결과와 기업 대표들에게서 들은 소식들을 종합하면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가 가진 정보에 따르면 경제활동은 앞으로 몇 달간 둔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러한 배경으로 제약적인 통화정책, 금융 긴축 여건을 꼽았다.


시장에서는 피벗(pivot·방향 전환) 기대감이 한층 강화됐다. 전날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한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의 비둘기 발언에 이어 베이지북에서도 소비 둔화, 노동시장 완화 조짐이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내년 5월에 Fed가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80%가량 반영하고 있다. 이는 일주일 전의 55%대에서 확연히 높아진 수치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3%선이 붕괴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4.64%선으로 떨어졌다.


다만 Fed 당국자들로부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확인되고 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치솟을 가능성을 우려하며 Fed가 추가 인상 카드를 버려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전날 미셸 보우먼 이사 역시 2%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반복했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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